봉화산 부엉이바위

- 장두조(詩人) -

천지에 단비 내리고

중천에 일곱 색깔 무지개 빛 드리울 때

허공에 솟아오른 봉화산 불빛 따라

세상에 태어난 혜안의 큰 새여

세파 풍운 속에 등불을 밝히다가

드디어 둥지 찾은 부엉이가 되었는가

부엉이 바위에 부엉이가 없다던 님

님께서 스스로 부엉이가 되었겠소

칠흑의 야밤에도 만리를 보고

날으메 소리 없이 부드럽기 한량 없고

어둠을 지키는 영특한 부엉이여

하수선한 세파 속에 님은 진정 갔는가

누가 님을 탓 하겠소 그렇게 가심을

비굴하고 약한 자는 그렇게는 못할게요

이 풍진 세상에 백년을 사느니

차라리 그 뜻으로 억겁을 누리시오

살았어도 죽은 자가 있고

죽었어도 오히려 긴 생명이 있나니

님이 남긴 발자취 뒷사람의 길이오매

따르는 이 어김없이 그 길 밟고 가오리다

세상사 한 조각 자연이라 홀연히 떠났지만

우리는 님을 결코 보낸 바 없사오니

이 나라 이 조국을 두루두루 살피시고

역사의 발전에 등대 불을 밝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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