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기운 소통이 필수

“도대체 왜 수술을 했는데도 아픈 게 가시질 않느냐고, 혹시 수술이 잘못된 거 아닌지 의사에게 몇 번이나 물어보았지요. 그럴 때마다 의사는 그럴 수도 있다는 말만 하고 속 시원한 대답을 하지 않더라 이겁니다.”

우선 나는 어깨와 목의 결림을 풀어주는 자리인 견외유(肩外兪) 혈과 등허리 통증과 옆구리 결림에 잘 듣는 지양(至陽)에 침을 놓았다. 심장의 이상으로 생긴 통증이니 심장의 기가 흘러드는 심유(心兪)를 잡았고, 팔회혈(八會穴) 중 혈의 회이면서 횡격막을 주관하는 격유(膈兪)와, 등 쪽에서 견갑골 상단이면서 움푹하게 들어간 자리인 천료혈을 잡아 막힌 기운이 잘 소통하게 했다.

폐와 심은 오행론(五行論)의 원리에 따라 상극 관계인 화극금(火剋金)이다. 따라서 심장과 폐를 함께 다스리기 위해 폐와 심장을 한 번에 도와주는 고황혈을 택했고 견갑골 중앙부 우묵하게 들어간 부위인 천종(天宗) 혈을 잡아 폐의 기운을 돕고 아울러 어깻죽지의 통증을 다스렸다. 그리고 천종 위 부분에 있는 병풍(秉風) 혈을 잡아 풍사(風邪)가 침입하는 것을 막았다. 중풍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동맥경화이기 때문이다.

또한 양 젖꼭지를 이은 선의 중앙인 전중 혈로 심장을 보했고 배꼽 아래에 있으면서 기의 바다인 기해(氣海) 혈과 관원(關元) 혈에 침을 놓고 뜸을 떠 원기를 튼튼하게 했다. 아울러 다리의 삼리 혈과 팔오금 바깥쪽의 곡지 혈을 잡아 온 몸의 균형을 잡았다.

치료를 마치자 P씨는 가슴과 등이 답답하고 아프던 것이 싹 없어졌다며 아주 좋아했다. 나는 P씨에게 집에서 매일 뜸을 뜨라고 이야기했다.

“지금은 통증이 다 사라진 것 같지만 며칠 지나면 또 아플 거예요. 오래된 병은 그만큼 오래 고쳐야 나으니까요. 제가 일러드린 자리에 매일 뜸을 뜨면 가슴이랑 등 아픈 것도 없어지고 혈액 성분도 좋아져 동맥경화나 협심증 같은 심장병 걸릴 일은 없을 겁니다. 건강한 피가 건강한 혈관을 만드니까요.”
P씨는 “돈 안 들이고 끔직한 통증과 수술에서 벗어난다면 못할 일이 무엇이 있겠느냐”며 진료실을 나섰다. /김남수(뜸사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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