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규(크리스천 칼럼니스트·담양행복한교회 목사)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잃어버리는 건망증 때문에 고생한다. 대부분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전화기나 열쇠 같은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찾지 못할 때가 많다.

언젠가 나도 건망증으로 인해 황당한 일을 겪었던 기억이 난다. 어떤 사람과 중요한 약속이 있어 나가려고 자동차 열쇠를 찾으니 전날에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 도통 찾을 수가 없었다. 열쇠가 없으니 약속은 자동적으로 취소됐고, 반나절동안이나 방을 이 잡듯이 뒤집고 찾았지만 열쇠는 끝내 보이지 않았다.

나 자신에게 얼마나 화가 났든지... 나중에는 뒷골이 땅기고 힘들어서 열쇠를 찾는 것을 포기했다. 더 이상은 찾을 방법이 없어 포기하고 서재에 앉아 책을 보려고 책을 드는 순간 뭔가가 ‘툭’하고 떨어졌다. 그렇게 찾던 열쇠가 나온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경험을 종종 하곤 한다. 물건을 잘 두고서는 이내 어디에 두었는지 잊어버리고, 물건을 찾는데 귀한 시간을 허비해야 할 때가 많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정말 한심스럽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나에게 물건을 바르게 놓는 좋은 습관을 갖게 한 동기가 있었다. 한 번은 지인 집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모든 식구들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열쇠를 현관에 준비된 열쇠함에 넣는 것이었다. 모든 열쇠를 지정된 한 장소에 두니 누구든지 그 열쇠함에서 열쇠를 찾는다. 얼마나 외출시간이 단축되고 서로의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인가!

집으로 돌아와서 나도 즉시 실천했다. 일정한 장소를 정하고 항상 열쇠를 지정된 장소에 두려고 노력했다. 그 다음부터는 외출 준비하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물건을 잃어버린 행동을 ‘건망증(健忘症)’이라고 한다. 열쇠 정도는 건망증이라 하기엔 너무 변명 같다. 물건을 아무 곳이나 놓는 나쁜 습관일 뿐이지...

생활 속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당연히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나 나쁜 습관을 가진 사람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우연치 않게 해결될 수도 있지만 절대로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다. 평소 해왔던 습관은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비슷한 상황에서는 똑같은 행동이 반사적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것이 습관이다.

좋은 습관이 당신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지만 나쁜 습관은 조금씩 조금씩 삶을 좀 먹는다. 더러운 그릇에 좋은 음식을 담을 수 없듯이 악습을 가지고 좋은 것을 누릴 수 없다. 좋지 못한 습관을 떨쳐버리고 깨끗한 그릇으로 준비될 때,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누릴 수 있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방법은 항상 가슴에 좋은 생각을 품어야 한다. 좋은 생각은 좋은 행동을 낳고, 그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좋은 버릇이 된다. 또 좋은 버릇이 모이면 좋은 습관이 된다. 그 결과 당신의 모든 삶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좋은 습관은 잘 다듬어진 아름다운 정원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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