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광주우리병원 전효철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허리는 절대 수술하지 말라던데요?”

외래에서 환자와 상담하다보면 많이 듣는 이야기다. 요통이 심해 허리를 펴지도 못하고 한쪽 다리가 저려서 절뚝거리면서도 약 처방만 원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모두 척추 수술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과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물론 척추 질환이 있을 때 수술이 최선이고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실제로 허리 디스크 환자의 10% 정도만이 수술이 필요하고 나머지 환자들은 비수술적인 요법만으로도 많은 호전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꼭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충분한 기간 동안 보존적 치료를 했음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오히려 악화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다음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허리와 다리 통증뿐만 아니라 다리 힘이 떨어지는 근력 약화가 있는 경우와 신경이 심하게 눌려서 대소변의 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이다. 이러한 신경마비 증상이 있는 경우는 수술을 통해서 신경이 눌리는 것을 빨리 해결해 주어야하고 시기가 늦어질수록 회복이 안 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환자들이 걱정하는 것 처럼 과거 척추 수술은 피부 절개 범위도 넓고 병변부위를 제거하거나 교정하기 위해 정상 조직까지 손상을 주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뼈에 붙어있는 근육을 강제로 박리하거나 열을 가지고 강제로 뜯어내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근육통증이 상당히 심하고 또 이로 인해 많은 출혈과 감염의 위험성이 높으며 그에 따라 회복도 느리고 입원기간이 길었다.

또한 기술 및 장비가 부족하여 정확한 진단도 어려워서 환자에게 무리한 수술법으로 인한 후유증이 많았던 것이 척추 수술에 대한 잘못된 지식과 오해가 생긴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화질 MRI 및 미세현미경이나 레이저와 같은 첨단 장비가 도입되었고, 수술 기술의 발달로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고 정상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이 시술되고 있다.

수술을 요하는 척추질환 치료에서 최근 2~3㎝가량만 절개하고도 우수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최소 침습 수술’(MIS-Minimal Invasive Surgery)이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각광받고 있으며 시술의 발달로 수술결과도 매우 좋아졌다.

이러한 수술의 장점은 피부절개가 적고 따라서 예전의 수술과 달리 피하 근육 등 정상조직의 손상이 적어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다는 것이다. 또한 입원기간도 짧고, 사회나 업무로의 조기복귀가 가능하다. 수혈이 필요치 않으므로 수혈에 의한 부작용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되었으며, 수술 시간이 단축되어 전신 마취가 부담이 되는 고령의 환자도 척추마취로 수술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최소 침습 수술’이 척추의 모든 질환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척추전문병원에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야 한다.

‘최초 침습 수술’은 디스크가 탈출해 신경을 압박하는 척추 디스크병, 척추가 이탈되어 불안정성을 일으키고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 전위증, 신경이 지나가는 구멍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척추관 협착증 등 퇴행성 척추질환에서 매우 우수한 수술적 치료법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으며 그 결과가 만족할만하다.

수술을 하지 않고 나을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병이 이미 진행되어 꼭 수술을 해야 한다면 이러한 최소 침습 수술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겠다.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치료시기가 늦어지면 나중에 더 큰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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