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희 우(담양부군수)

우리가 흔히 쓰는 말 가운데 ‘안색이 좋지 않다’거나 ‘얼굴이 홍조 빛이다’고 할 때 색(色)은 건강상태나 감정의 흐름을 얼굴에 나타내는 내면적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또한 ‘패색이 짙다’거나 ‘춘색이 완연하다’고 하는 경우에는 색(色)은 징조나 인상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리고 불교경전인 반야심경에서 색즉시공(色卽是空)이라 함은 색(色)은 외적현상을 말한다.

따라서 동양적 개념의 색은 음양오행(陰陽五行)과 같은 어떤 내면적이고 추상적인 것이 외면에 드러난 이미지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우리 전통에서 색은 기본적으로 동양사상인 음양 오행론(陰陽 五行論)에 입각해 상징체계를 이룬다. 그것은 우주의 삼라만상을 음(陰)과 양(陽)으로 파악하고 그 변화의 양상을 목(木) ? 화(火) ? 토(土) ? 금(金) ? 수(水) 등의 다섯 가지로 설명하는 음양오행(陰陽五行) 사상과 관계를 맺고 있다. 전통색인 오방색(五方色)은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으로, 방위와의 관계는 동(東), 남(南), 중앙(中央), 서(西), 북(北)을 의미한다.

따라서 오방색은 우리 전통의 윤리와 생활철학과 결합되면서 색과 관련된 모든 생활을 규제하고 질서화 하는 기능을 했다. 그러므로 한국인 생활의 중요한 의례에 사용하는 깃발 등 모든 의장(儀仗)의 배색에는 오방색의 원리가 적용되었다.


이렇듯 전통적으로 우리 생활철학과 필연적 관계를 맺고 있는 오방색에 대한 아주 특별한 체험관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대숲맑은 생태도시 담양’이다. 우선 담양에는 그동안 숨어있던 역사?문화자원과 농촌관광자원 등을 연계한 문화생태 탐방길인 오방길이 있는데 그 길이가 총 62.5km에 이른다.

오방길 가운데 청(靑)에 해당하는 ‘싸목싸목길’은 창평슬로시티 돌담길을 돌아 남극루와 상월정과 포의사로 연결된 7.2km 구간으로 현대인들이 바쁜 삶에 지친 심신에 쉼표 하나를 더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적(赤)에 해당하는 ‘누정길’은 천연기념물 제366호인 관방제림에서 면앙정, 송강정, 명옥헌, 식영정, 소쇄원, 가사문학관으로 이어지는 31.5km로 호남사람문화의 숨결을 더듬어 보는 역사탐방로이다.

또 황(黃)에 해당하는 ‘수목길’은 웰빙관광 1번지 죽녹원에서 관방제림을 거쳐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메타세쿼이아 길로 이어지는 8.1km 구간으로 하늘을 가리는 푸르름으로 가득한 곳이다. 흑(黑)에 해당하는 ‘산성길’은 담양리조트에서 출발하여 금상산성 보국문을 지나 보국사터를 경유해 서문을 통해 다시 담양리조트로 돌아오는 10.5km의 길로서 아름다운 담양호 풍광을 감상하며 호국의 정신을 되새기는 길이다.

마지막 백(白)에 해당하는 ‘습지길’은 봉산면 삼지교에서 영산강 최상류의 강둑을 따라 국내 유일의 하천습지인 담양습지로 이어지는 5.2km 구간으로 생태도시 담양의 자연생태계 학습체험을 하기에는 제격이다.


오방길을 걷다 무거워진 몸을 잠시 내려놓고 심신에 활기를 불어넣어 삶을 여유로움으로 채우기 위해 기다리는 먹거리 또한 오방색으로 가득하다. 오래전부터 창평슬로시티에서는 전통 비법으로 내려온 쌀엿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이 전통 쌀엿에 백년초와 댓잎, 단호박, 초콜렛 등을 넣어 아름다운 전통 오방색과 다섯가지 맛이 나는 이색 슬로푸드인 ‘오방엿’이 선보여 우리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하고 있다.

여기에 영산강 발원지인 대숲맑은 청정지역에서 친환경적으로 사육되고 있는 ‘오방삼겹살’ 돼지고기는 입안에 감도는 부드러운 식감과 감칠맛이 일품으로, 살코기와 지방이 다섯 겹으로 조화롭게 층을 이루고 있는 이 오방삼겹살은 입안에 넣는 순간 녹을 듯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혀끝을 사로잡아 행복한 담양 오방여행에 마침표를 찍는다. 따라서 대숲맑은 생태도시 담양을 찾는 관광객은 보고, 듣고, 먹고, 느끼는 오감이 만족하는 아주 특별한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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