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미술관, 12월 22일까지 섬유작품 20여점 전시

 
대담미술관은 양은호 작가의 초대기획 ‘有所不在 無所實在’展을 오는 22일까지 개최한다.

약 20여점의 섬유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완성된 작품 이면에 작가의 오랜 작업과정과 노고가 숨겨 있다. 산업화로 인해 인간의 손길과 생각이 귀해진 현대사회에서 작가는 형형색색의 실들을 직조에 넣고 교차시킨다.

여러 색들의 꼬임과 천의 자연스러운 구김에 의해 나타난 작품의 형상들은 실재와 허상의 혼재된 의식을 표현하고 있다.

양은호 작가는 시카고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At last...,(Dubhe Carreno Gallery, 2012), AIC Spring BFA Exhibition Show,(Sullivan Galleries,2013) 전시 등에 참여했으며 현재 세계비엔날레 협회(광주)에 재직 중에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 ‘有所不在 無所實在’는 장소는 있으나 존재하지 않고 장소는 없으나 존재하는 실재의 이중성을 나타낸 것이다. 작품을 통해 의식과 무의식, 음과 양 등 불교의 화두처럼 존재에 대한 끝없는 질문을 던지는 작가는 미국 유학시절 겪었던 익숙한 기억과 낯선 현실 사이의 불일치를 형상화하고 있다.

눈여겨 볼 작품으로 ‘오래된 기억 II (2011)'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장면을 표현한 것으로 직조에 실과 필름과 함께 넣고 제작했다. 실과 필름이 한 데 얽혀 일그러지고 분절된 이미지는 오래된 필름영화를 재생했을 때 TV화면에 나타나는 흐트러진 영상을 나타낸 것이다. 작가는 우리의 선명했던 기억 또한 세월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고 퇴색하는 점에 주목한다.

미술평론가 조인호 씨는 “양은호의 일종의 페브릭 아트 작품들은 대부분 존재와 부재, 실재하는 것과 불가해한 사유의 세계, 기억이나 의식 속에서 사라지는 것, 드러난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이 서로 중첩되고 결합되면서 알 듯 말 듯 한 이미지로 엮어져 있다”면서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부침하는 자존과 삶의 이야기를 화두 삼아 회화적 이미지로 설정하고, 수많은 가닥의 실들을 베틀로 엮어 천의 형태로 드러내는 그의 작업은 갓 세상으로 향하는 신예의 불확실한 내면을 스스로 가닥 잡다내기 위한 꽤 긴 시간의 자기성찰이자 몰입의 흔적들이다”고 평했다.

대담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많은 이들이 삶을 되돌아보고 추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상용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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