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병원 행정원장이 카카오스토리에 매일 밤 펼쳐놓은 역사이야기를 담은 대중 역사서를 발간해 화제다.

서일환 우리들병원 행정원장은 최근 ‘서일환의 역사 야夜 톡talk’(다큐디자인, 1만5000원)을 펴냈다. 서 원장은 2012년 5월15일부터 매일 밤 8시에 하루도 빼지 않고 카카오스토리에 역사의 금기를 뛰어 넘는 역린의 이야기를 올리고 있다. 그간에 올렸던 1,000개의 원고 가운데 100여 개를 골라 처음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크게 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두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우리 역사와 전라도다. 우리 역사, 전라도와 관련하여 중대한 교훈을 남겨주었던 사람, 사건, 장소, 건물 등을 다루고 있다.

역사 전공자도 아니고, 관련 분야 종사자도 아닌 서 원장이 이 일에 나서게 된 것은 무엇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남긴 교훈 때문이다. “단재는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살았다”며 서 원장은 “아픈 역사의 수레를 끌며 역사로부터 교훈을 찾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물론 이 책이 정사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정사에서 비켜서거나 그 뒤안길만을 다루고 있는 건 아니다. 교과서적인 정론이 아닌 해학과 꼬집기, 비틀기 등을 통해서 평범한 시민의 입장에서 역사의 교훈을 찾고 있다. 그리고 상세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규명보다는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역사 이야기를 통해 그것이 지닌 현재적 의미를 조명하고 공유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 책이 흥미로운 또 다른 사실은 저자뿐만 아니라 함께 한 SNS 친구들의 댓글도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카카오스토리에서 일방적인 주장이 아닌 상호 해석의 공간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왔기에 그걸 책에도 담은 것이다. 그런 탓인지 책이 출판되기도 전에 사전 주문으로 1,000여 권 이상 판매되는 진기록도 남겼다. 

한편, 서 원장은 오는 20일 저녁 7시부터 2시간 동안 남구 빛고을 시민문화관 4층 다목적실에서 조촐하게 저자와의 대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판매 이익금의 일부는 역사 살리기 위한 개인과 단체에 기부한다고 한다.


저자 서일환

전라남도 영암군 서호면 산골정에서 65 뱀띠로 태어나 67 양띠가 되었다. 초등학교 2학년 겨울에 초가집에 전기가 들어왔고, 5학년 가을에 기와집으로 이사갔다. 어린 시절 월출산을 바라보며 소호정과 대박산에서 꿈을 꾸었다. 10대 중반에 광주로 유학 와서 무등산을 바라보며 꿈을 키웠다.

광주공고 3학년 여름방학 무렵 공장에 취업하여 현실을 체험했다. 재수생으로 재수 좋게도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고 감옥까지 다녀왔다. 전남대 3학년 여름방학 무렵 땡전 뉴스의 '서일환 구속' 자막을 보고 아버지가 운명했고 아들의 운명도 결정됐다.

20대 중반까지 대학을 5년간 다녔고, 30대 중반까지 백수생활 10년간 수많은 책을 읽었다. 30대 중반 병원에 처음 취직하여 불혹을 앞도고 우리들병원 행정원장이 되었다. 대학 입학 30년 만에 박사과정을 마쳤다.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기 위해 매일 밤 8시에 어김없이 이 글을 올렸고, 하나하나 썼던 글이 어느 덧 천개가 넘었다. 역사를 통해 스승보다 소중한 친구들을 만났다.

'오동은 천 년을 늙어도 가락을 품고 있고 매화는 아무리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일기처럼 썼던 글이 역사의 가락과 향기로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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