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춘 화(옥과119안전센터)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이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은 더 이상 놀라운 뉴스가 아니다. 뉴스에 나오지 않더라도 폭행을 당한 구급대원이 별 다른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아픈 몸을 이끌고 구급차에 올라타는 것이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구급 대원들의 고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주취자들의 폭언에 시달려도 어디 하소연 할 데가 없다. 구급대원 중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여성대원들의 90%는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근무하는 119 구급대원들은 숭고한 희생에 대한 보람을 느끼기 보다는 공포를 느끼며 출동하고 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큰 상처를 입은 구급 대원들이 원활한 현장 활동을 하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 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스스로를 지킬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힘들다. 구금권 등을 지닌 경찰과 달리 공식적인 제압권이 없는 소방관들은 폭행 등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 오히려 이들을 적극적으로 제압할 경우 악성민원과 고소 등에 시달리게 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각 소방서는 구급차에 CCTV를 설치하고 액션캠을 지급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들을 활용하는 것도 힘이 든다. 공공 기관이 불친절하다는 명목으로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소방 관계자들은 국민들의 의식 개선을 위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폭행 사고는 매해 늘어나고 있다. 정신적인 부분은 천천히 변하기 때문이다. 소방관계자들을 위한 적극적인 대처를 위한 방안을 제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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