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도 연(담양소방서장)

올 겨울 평년보다 따뜻하다는 뉴스를 비웃기라도 하듯 설 대목을 앞두고 폭설과 한파로 전국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겨울철 이런 강추위 속에서도 아련한 추억이 묻어있고 활기찬 서민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곳! 낯선 방문객의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반겨주는 곳! 그곳은 바로 우리의 전통시장이다.

전통시장의 활기찬 모습을 보면 흐뭇한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이곳에 화재가 발생한다면 잘 대처할 수 있을까? 속단은 금물이지만 잘 대처하리라 단언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3년간 전국 전통시장의 화재발생 건수는 연 평균 70건에 재산피해 11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78건의 전통시장 화재의 요인은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가 52%를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화기취급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23%로 집계되었다.

난방기구 사용 등 추운 겨울철 전통시장의 화재위험은 더욱 증가한다. 또한 화재시 발빠른 대처에도 애로사항이 많다.

상가들이 밀집되어 있고, 통로상 상품진열대가 놓여 있어 소방차량 진입이 곤란할 뿐만아니라, 많은 인파로 대피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전통시장의 건물의 구조상, 지리적 여건상, 화재의 위험이 많지만 명절 호황을 누리고,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수십 년 소방공무원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전통시장을 만들기 위해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이 잘 지켜지길 기대해 본다.

첫째, 전선 등 전기시설의 철저한 점검과 규격품을 사용해야한다

- 낡은 전선은 교체하고, 하나의 코드에 문어발식 콘센트 연결 금지

둘째, 소방통로는 물론 손님들의 원활한 소핑을 위해 시장내부도로에는 상품진열을 하지 말아야 하겠다.

-  시장 상인회의 적극적인 지도와 동참 필수

셋째, 소화기 등 소방시설을 진열상품과 같이 소중히 관리하고, 잘 보이는 곳에 두어야겠다.

- 소화기, 소화전은 사용가능토록 점검하고, 사용법도 주기적인 교육실시

마지막으로, 난방기구, 모닥불, 화기취급에 더욱 신경을 써야겠다.

- 난방기구로부터 탈 수 있는 물건은 이격거리 확보, 미사용 시 화기 점검 철저

소방서에서도 화재의 위험이 큰 설 명절을 맞아 전통시장 화재를 예방하고 초기대응하기 위해 시장 상인회 관계자를 대상으로 화재사례 전파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영업종료시 전원차단 등 점포별 위험요인을 제거하도록 입회·지도하는 등 야간 순찰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판매시설과 다중이용시설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에 대한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고 소방차량·장비ㆍ용수시설은 철저히 점검ㆍ정비하여 100% 가동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화재특별경계근무, 신속한 현장대응체계 구축 등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해 안전한 설 명절이 되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소방서에서 추진하는 각종 예방활동은 한계가 있다. 예고 없는 재난(화재)을 막기 위해서는 소방법령정비 등의 제도적인 뒷받침과 더불어 시장 관계자의 자율적이고 적극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시장 관계인들은 안전이 최고의 투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방화관리에 철저를 기해 주길 바란다.

또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실시하는 소방합동훈련에 적극 참여하여 대응능력을 키우고, 유관기관 합동 불조심 캠페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곧 민족 대명절인 설이 다가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과 소방서의 노력으로 안전한 전통시장이 된다면 더 많은 국민들이 정이 있는 전통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김으로 전통시장 활성화는 당연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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