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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국가와 지방경영 공사구분 절실류성렬(전남도립대 경찰경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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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30  11: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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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직으로 국가라는 공의 목적을 이루는 데는 시스템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지도자의 지력과 지혜가 암묵지와 같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시스템은 한국도 갖춰져 있다. 요체는 운용하는 공인들의 정신이자 품성인 것이다.

요즘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논란과 사적 영역의 공적 영역으로의 지나친 침범으로 엄청난 충격에 빠져 있다. 우리 민주주의의 제도화 수준과 운영능력 자체에 대한 깊은 회의에 젖어 있다. 선출된 제왕으로서의 대통령의 성패는 결국 어떠한 제도보다는 품성이 좌우한다. 강인한 사람은 자기 안에 자기감정을 통제할 힘을 갖고 있으며,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판단의 근거를 타인의 권위가 아닌 자기 내부에서 찾을 줄 안다. 위대한 사람들의 이면에는 뜻밖의 겸허함이 있듯이 사악한 사람들의 이면에는 뜻밖의 나약함이 있다. 위대한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배우고, 질문하고, 타인의 이견을 들으려 하는 것에 비해 사악한 사람들은 자기고집과 불통, 걸핏하면 특권을 휘두르고,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은 색출해서 엄벌하는 식으로 반응한다. 나와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적이라는 식으로 작동하는 카리스마의 대가는 결국 독재나 부정부패일 뿐이다.

아버지 박정희는 가난하고 힘없는 나라를 자신과 동일시함으로써 나라의 발전에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투여했다. 육영수 여사도 공사구분이 분명해서 도를 넘는 행실을 일절 보인 적이 없기 때문에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 마키아벨리에 의하면, 군주의 지적 능력은 그 주변의 인물들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박정희는 공조직을 가지고 국무를 운영했다. 이른바 비선이나 실세를 따로 두지 않았다. 공자도 일찍이 ‘不在其位면 不謀其政’이라고 했듯이 이것이 공명정대한 통치기술의 근본이다. 그는 공적 영역, 즉 정치영역에서 사익추구는 엄하게 다스렸다. 정치인이 기업인과 유착하여 공적인 정책을 좌지우지하거나 특혜를 주는 사익 도모는 용납하지 않았다. 나아가 그는 1961년 혁명 후 관료제를 합리화하고 허명이 아닌 실사구시의 인재를 발탁하여 통치했다. 그가 집권 18년 동안 매월 수출진흥확대회의와 월간경제 동향회의를 주재했던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한다. 또한 업무에 정통한 중간 간부 공무원과의 의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의 시대에 기라성 같은 공직자들이 배출됐다. 이것은 박정희의 평생에 걸친 독서로 다져진 교양과 지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므로 위정자가 사사로운 인연에 얽매여 공정심을 유지하지 못하면 나라일 전체가 흔들리는 것은 불문가지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도 여기 있다고 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의 멸사봉공의 지혜와 품성만은 배우고 아로새겨야 했었다. 알다시피 춘추시대의 큰 정치가 관중은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해서 사사로운 정으로 상을 내려서는 안되며, 누군가를 미워한다고 해서 사사로운 원한으로 벌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하면서 원칙과 법, 그리고 공사구분의 정신으로 일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사사로운 애정과 시혜가 증오와 원한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역사는 잘 보여준다. 성공한 리더는 공사구분에 엄격했고, 악덕의 근본은 나약함에 있음을 알고 보다 강인해 지기 위해서 절치부심 자기연마와 품성을 다져 나갔다. 이를 기초로 해서 나라가 발전했다는 사실을, 우리 사회 병폐의 뿌리를 파고들면 예외없이 공사에 대한 무분별, 즉 사사로운 욕심과 만나게 된다. 사욕이 나라를 병들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릇된 권력이 우리를 조종하지 못하도록 역사와 철학을 공부하고,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을 합리적 이성과 부드러운 공감의 힘으로 존중하여야 한다. 이러한 공사구분의 정신과 자기성찰과 연마는 지방자치의 목민관과 다음 정권의 리더에게 충고의 메시지로 되새겨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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