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담양군 직영 카페에 커피숍 업주들 ‘분통’


“해야 할 일도 많을 담양군이 바리스타를 채용해 커피숍까지 운영하면서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인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이익은커녕 임차료와 인건비, 대출 이자, 세금 등도 제때 낼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지경인데 지자체까지 커피숍 경영에 뛰어들어 소시민들의 숨통을 조이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 묻고 싶습니다.”

“담양군이 커피숍 설립 명분으로 내세운 ‘품격 높은 문화 향유와 한 차원 높은 서비스 제공’도 좋지만 바리스타를 공무원으로 채용해 커피숍을 운영하는 것이 과연 담양군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묻고 싶다.”
“이런 추세라면 머잖아 담양군에 커피숍과 바리스타를 전담 관리할 ‘카페테리아과’가 생기는 것 아니냐.”   

“잘되면 내 탓 안 되면 남의 탓이라는 말이 있죠. 요즘 같은 불경기에 군이 운영하는 커피숍만 장사가 잘되는 것을 보면 담양군이 원망스럽습니다.”

소시민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는 커피숍을 담양군이 직접 나서서 운영하고 있는 행태에 대해 동종업계 업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한 때 관광지 주변 커피숍이 호황을 누리면서 우후죽순처럼 커피숍이 들어선 탓에 이제는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은 치솟는데 반해 소비자들의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으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업주들의 불만은 갈수록 팽배해져 가고 있다.

커피숍 업주들 사이에서는 ‘창업하고 1년 유지하면 다행’이라는 자조 섞인 얘기가 나돈 지 이미 오래고 경제의 말초혈관인 자영업의 위기가 지역경제를 위협하는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3월 5일 현재 담양군의 휴게음식점 중 커피를 취급하는 업소는 다방 4개, 커피숍 79개, 전통찻집 7개, 떡카페 1개소 등 91개소에 달하고 일반음식점에서도 6개의 카페에서 커피를 판매하는 등 총 97개소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다 죽녹원에 자리한 추월당 한옥카페를 비롯 봉황루 카페와 쓰담길에 둥지를 튼 힐링카페 등 3개소는 담양군이 직영하는 커피숍이다.

또 ‘담빛창고 문예카페’ 역시 담양군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담양군문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개장을 앞둔 수영장 내 커피숍도 담양군이 직영할 것으로 알려져 담양군의 카페사랑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이처럼 포화상태에 놓여있는 일반 커피숍들의 경영수지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반면 담양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카페들은 기대 이상의 흑자를 내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담빛예술창고의 경우, 담양군이 담빛역사관광체험관 조성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2017년 5월 30일부터 8월 31일까지 (주)올린콘텐츠랩에 의뢰한 용역 자료에 따르면 담빛예술창고 연간 수입은 3억8000만원이며 인건비와 재료비를 포함한 운영비는 2억5000만원으로 1억30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담양관광 1번지인 죽녹원 정문에 있는 봉황루 카페는 2016년 4월 28일 문을 연 그해 1억9614만원(1일 평균 79만7000원)의 판매고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2억2028만원(1일 평균 60만3000원)의 판매 수입을 기록했으며 후문에 자리한 추월당카페(2105년 9월 16일 개점)도 2106년 1억5561만원(1일평균 42만6000원), 2017년 1억9631만원(1일 평균 53만7000원)의 판매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죽녹원에 자리한 이들 카페의 판매수입 중 인건비와 재료비, 공공요금 등을 뺀 순수익은 지난해만 1억3677만원. 

여기에다 노인 일자리 창출 및 사회참여 기회 기회제공을 위해 담양읍재래시장 구. 대일가구에 둥지를 튼 힐링카페도 1억1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냉난방기, 음향장비 등 집기류를 비롯 커피머신, 탁자와 리모델링을 실시한데 이어 기간제로 바리스타를 채용해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고 개장을 앞둔 수영장에도 커피숍이 들어설 계획이어서 커피숍 영업주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이처럼 호황을 누리고 있는 담양군의 직영 또는 간접 경영 커피숍과는 달리 소시민의 생명줄 같은 일반 커피숍은 경영이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업주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커피점주 A씨는 “커피 업소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인건비 등 물가가 올라도 커피 값을 올리는 데는 엄청나게 눈치가 보인다”며 “커피만으로는 대책이 안 서 신 메뉴 개발 등으로 살길을 모색하는 중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커피숍 업주 B씨는 “담양군이 소위 목좋은 자리에 커피숍을 운영하면서 담양군의 살림살이가 얼마나 나아졌는지 모르겠지만 상대적으로 우리 같은 소상공인들은 언제 문을 닫을지 몰라 하루하루를 근심 속에 보낸다는 사실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 했다.

갈수록 다변화되는 소비자 취향도 커피전문점을 더욱 ‘어려운 시장’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특히 주력인 커피 대신 비(非)커피 음료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로 다양한 소비자 취향을 충족시키려면 메뉴를 늘려야 한다. 이는 R&D, 마케팅, 재고 관리 등 각종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커피는 일정 수준 맛과 가격대만 지키면 구매가 이뤄지는 저관여 상품이다. 식후 가볍게 마시는 커피를 위해 가까운 곳을 두고 일부러 멀리 ‘커피 맛집’을 찾아가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가격과 맛으로 차별화가 어렵다면 결국 승부처는 입지다. 하지만 좋은 입지는 한정돼 있고 벌써 다 꿰찬지 오래다”며 “특히 담양군이 대표 관광지에서 커피숍을 경영하고 있는데 일반인들이 자치단체를 상대로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계란으로 바위치기다”고 말했다. /정종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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