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석(발행인)

담양군이 직간접으로 운영 중인 몇몇 카페가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내 커피숍 업주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담양군은 오히려 직영 커피숍을 더 늘리려 하고 있습니다.

현재 담양군이 직영하는 커피숍은 죽녹원 정문에 자리한 봉황루 카페와 후문 쪽 추월당 한옥카페 그리고 쓰담길에 둥지를 튼 힐링카페 등 세 곳. 여기에다 담양군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담양군문화재단에서는 ‘담빛창고 문예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카페들은 죽녹원과 관방제림 등 소위 담양관광1번지라 불리는 목 좋은 곳에 자리하면서 연간 억대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담양군 입장에서 보면 미미한 수익일지 몰라도 연간 억대의 수익이라면 누구라도 군침이 도는 사업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담양군이 오는 4월 개장하는 수영장에도 직영카페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한 때 죽녹원, 관방제림 등 관광명소에 관광객이 대거 몰리면서 이들 관광지 근처 요지에는 식당과 커피숍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습니다. 그러다보니 금세 커피숍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관광객 또한 예년 같지 않다보니 커피숍 업주들의 탄식이 하늘을 찌를 정도입니다.

물론 담양군이 운영하고 있는 카페들로 인해 다른 커피숍들이 영업이 안 된다는 것은 구차한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하물며 법적으로도 문제는 없어 보이고 또 수익을 올려서 담양군 살림살이에 보태겠다는데 누군들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담양군이 굳이 연간 1억원대의 미미한 수익을 올려 담양군 살림살이에 보태려고 커피숍을 운영한다고 생각하는 주민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담양군이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커피숍을 만들어 운영한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은 많을까요? 이 역시 아닌 것 같습니다. 상당수 주민들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주민은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담양군이 공무원을 채용하기 위해 커피숍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일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무원을 채용해야 하는데 자리가 없다보니 커피숍을 만들어 그 자리를 활용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설마 했는데 군에 알아보니 군에서 운영하는 카페의 직원들은 정말 공무원이었습니다. 들어올 때는 기간제였는데 지금은 실무원(무기계약직)이라고 합니다.

저는 물론 이 이야기를 100퍼센트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담양군도 그럴만한 사유가 있어서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고 그 카페를 운영하기 위해서 부득이 그 업무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을 공무원으로 뽑아 임용했을테지요. 설마 사람을 뽑기 위해서 다른 업주들의 비난을 감수하고 막대한 비용까지 들여가며 카페를 만들겠습니까? 저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옛말에 ‘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란 말이 있습니다. '오이 밭에서는 신이 벗겨져도 허리를 굽혀 신을 다시 신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는 손을 올려 관을 고쳐 쓰지 말라'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그렇게 행동할 경우 오이나 오얏을 훔치려는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으므로 의심받을 원인을 스스로 제공하지 말라는 선현들의 가르침입니다.

누구든 남으로부터 의심을 받는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닙니다. 때로는 억울한 누명이나 오해를 받아 성사단계에 있는 일을 망치거나 증오심에 사로잡히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의심만 가지고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법률적 판단이지만 도덕적으로 '의심받을 짓을 하지 말라'는 이 말은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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