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주(담양소방서장)

5월 22일은 ‘부처님 오신 날’로 불교의 연중행사 가운데 가장 큰 행사다. 이 날에는 전국의 사찰에서 연꽃 모양의 등을 만들어 거는 연등행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민속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연등이나 촛불, 전기·가스 등 화기 사용이 증가하는 시기인 만큼 화재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5년간(‘13년~17년) 전국 사찰 화재 분석 결과, 총 262건의 화재가 발생하여 13명(사망 1명, 부상 12명)의 인명피해가 있었다. 주요원인으로는 부주의 35.8%(94건), 전기적 요인이 27.09%(71건)로 가장 많았다.

사찰의 특성상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 인근 산림으로의 연소 확대 우려가 높고, 소방차량의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대형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소방서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 대비, 전통사찰 화재예방대책을 추진하며 화재 근절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전통사찰에 대한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여 화재취약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고, 경비 인력에 대한 안전교육을 실시하여 화재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또한 특별경계근무를 실시하고 소방력을 전진 배치하여 초기대응태세 확립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하지만 화재예방은 소방서만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사찰 관계자들 또한 연등 및 기타 부대행사 시 안전에 유의하며 화재예방에 힘써야 한다. 먼저 화기취급을 하는 사찰에서는 수시로 연등의 상태를 확인하고, 바람에 의하여 불이 번질 우려가 없는지 점검해야한다.

또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LED 연등도 발화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미인증 LED 연등의 발화가능성에 대한 실험 결과, LED 연등의 폭발 및 발화의 가능성이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LED연등은 반드시 전기용품안전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을 선정토록 해야 한다. 그리고 연등선 등 전기시설을 설치할 때에는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안전하게 시공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하여 즉각 사용할 수 있는 소화용구를 준비하고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사찰 내에 비치된 소화기는 외부인들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두고, 옥외소화전 등이 설치된 곳은 시험가동을 실시하는 등 고장여부를 체크하여 언제든지 사용 가능하도록 대비하여야 한다.

우리는 매일 매스컴을 통해 각종 사건사고를 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들을 다른 사람의 일로만 느끼며 살아간다. 모든 사고가 내 주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며, 언제 어디서든 위기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고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망우보뢰(亡牛補牢)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소를 잃고 난 뒤 외양간을 고친다는 뜻이다. 다가오는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사찰 및 목조문화재 등에 대한 화재예방을 철저히 하여,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고, 우리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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