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선(담양군선관위 지도홍보담당)

한 초등학교에서 민주시민정치교육 강의를 하던 중에 학생들에게“어떤 후보자가 좋은 학생회장이 될 수 있을까요?”란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여러 가지 대답이 나왔지만 내 귀에 쏙 들어오는 대답은 바로 “공약을 잘 지키는 후보요!!”였다. 초등학교 학생들도 알고 있다. 비록 매니페스토란 단어를 모를지라도 공약이 중요하고 공약을 잘 지키는 사람이 좋은 학생회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라틴어로‘증거’를 뜻하는 마니페스투스(manifestus)에서 유래한 매니페스토(Manifesto)는 선거에 임하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유권자에 대한 계약으로서의 구체적인 목표, 추진 우선순위, 이행방법, 이행기간, 재원조달방안을 명시한 정책이나 공약을 말한다.

정당·후보자는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공약으로 개발하며 구체적인 목표·실시기한·이행방법·공약 간의 추진 우선순위·재원조달 가능성 등을 명시적으로 제시하고, 유권자는 모든 정당·후보자의 공약을 서로 비교하여 구체적으로 작성된 것인지, 유권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한 것인지, 실현가능한 것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평가하여 투표한다. 또한 선거후 당선자는 선거 때 자신이 제시한 공약을 실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유권자는 당선자가 제시한 공약이 임기 중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지켜본 후 다음 선거에서의 지지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이 바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우리동네 공약지도’를 제작하여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와 선거정보 앱을 통해 공개하고 정당·후보자에게 제공함으로써 공약개발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으며. 홈페이지의 ‘우리동네 공약제안’ 코너를 통해 누구든지 희망하는 공약을 제안할 수 있고, 정당·후보자는 그 내용을 확인하여 실천가능한 공약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등록이 시작되면 지방선거의 분위기는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눈과 귀를 활짝 열어 상대 후보자에 대한 비방이나 허위사실 유포로 표을 얻으려 하거나 돈으로 유권자의 환심을 얻으려 하는 후보자는 과감하게 배제하고, 자신의 정책과 공약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려는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유권자의 모습이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도 많은 공약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 중에서 이뤄질만한 것,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 등을 골라내고 그러한 공약을 내세우고 지킬만한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이 이제부터 유권자의 할 일이다. 시장에서 배추 한 포기를 사더라도 옆 가게에서 파는 것과 비교해보고 속이 꽉 차 있는지, 싱싱한지, 이것저것 따져보며 사는데, 하물며 4년 동안 우리 지역을 이끌어 나갈 사람을 뽑는데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유권자와 후보자 모두의 노력을 통해 이번 선거가 끝나고 3년 후에는 공약이행률이 70% 혹은 80%에 도달하기를 바라면서, 이제 우리가 시작해야 할 일은 눈을 크게 뜨고 귀를 활짝 열어 우리 지역의 후보자들이 어떤 이야기들을 하고 어떤 약속을 하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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