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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건물의 역사가 궁금해질 때
정종대 기자  |  dg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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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5  14: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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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피가 무성하게 자란 논을 가리키며 ‘아무 게는 참 게으른 사람이다’며 인물평을 하곤 했다.

우리는 이렇게 관리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건물도 마찬가지이다. 건물주가 자기 건물을 깨끗하게 유지 관리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는 경우를 보면 건물주의 책임성, 공공성, 경제성, 유지관리능력 등을 연상하게 된다.

선진국에 가보면 깔끔한 전원주택이나 산뜻한 빌딩을 볼 때 역시 선진국이라는 느낌을 갖는다. 후진국에서 지저분한 건물을 볼 때와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것 하나만 봐도 국격을 확연하게 느낀다.

건물을 유지 관리하는 일은 건물을 짓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나무를 심는 것보다 가꾸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건물도 짓는 것보다 유지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재생 에너지와 관련 취재중에 조우한 독일 프라이부르크 도심의 건물이 기억난다.

건물 옆 동판에 건물의 이력이 담긴 기록이 있다. 몇 년도에 누가 건물을 세웠고 이발소를 거쳐 제화점, 양장점, 현재는 의료기를 판매하는 곳이라고 새겨진 것을 보면서 사람을 역사의 그늘로 사라져 가지만 누군가에게 삶의 터전 이였던 곳에 대한 세세한 기록은 달리 선진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또한 상가 앞 도로 바닥에 무엇을 판매하는 곳인지 상상케 하는 그림을 보면서 호객행위를 하기 위해 입간판과 풍선간판을 세워 보행자의 인도 사용을 어렵게 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문화에 대한 차이를 씁쓸하게 생각하게 했던 것도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늦지 않았다’는 말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농담 삼아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고 말하곤 한다.

세입자에게 절대적인 권한 행사를 하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그렇지만, 건물주가 이러한 권위를 가지려면 건물을 잘 관리하고 이러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

지저분한 건물을 보면 ‘이 건물주는 뭐하는 놈이야’하며 주인과 건물의 격을 땅에 떨어뜨린다.

건물주는 건물을 계획하고 시공할 때 또는 건물을 매입할 때 기대에 부풀어있었던 그 기억, 그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시설물 유지관리의 기본원칙은 시설물의 기능을 원래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건축물이 오래되면 낡고 안전에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건물에 대한 무관심과 방치는 서로에게 좋지 못한 일이다.

담양군에서 재래시장 주변에 쓰담길을 조성하고 있다. 조성과정에서 사라져갈 건물에 대한 추억의 편린들을 기록한다면 이것 또한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다.

건축물은 단순히 빌딩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상징물이고 문화유산이다. 건물이 오랜 세월동안 시대의 삶과 정신을 담고 있다면 유형문화재가 될 수 있다.

우리 주변의 어떤 건물이든 먼 훗날 문화유산이나 유형문화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건물 유지관리를 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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