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 석(발행인)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접경 지역에는 푸른색과 갈색으로 표시된 두 호수가 있습니다. 푸른 색깔은 갈릴리 호수이고 갈색 표시는 사해(死海)라고 불리는 호수입니다. 갈릴리 호수에서 북동쪽으로 64km가량 떨어진 곳에는 헬몬산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해발2,815m인 헬몬산 최고봉에는 일 년 내내 눈이 쌓여있고, 산꼭대기의 낮은 온도 때문에 대기 중의 수분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밤에는 많은 이슬이 내립니다. 이 헬몬산에서 녹은 눈과 밤사이 내린 이슬은 산등성을 타고 흘러 갈릴리 호수를 이루고 요단강을 따라 사해(死海)까지 다다릅니다.

이처럼 갈릴리와 사해는 같은 곳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받는 호수인데도 그 모습은 아주 딴판입니다. 갈릴리 호수는 일 년 내내 맑은 물이 흘러 들어오고 흘러 나가기 때문에 물이 깨끗하고 수많은 고기가 살며 호반에는 식물이 무성하여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기에 축복의 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해(死海)는 갈릴리 호수의 5배에 달하는 크기에도 불구하고 염분 농도가 높고 물이 오염되는 등 환경이 깨끗하지 않아 물고기는 물론 그 주변에 나무나 풀도 자라지 않아 삭막하기 이를 데가 없는 말 그대로 죽은 바다로 불립니다.

헬몬산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갈릴리 호수를 거쳐 요단강을 따라 마지막 다다른 곳이 바로 사해(死海)입니다. 사해(死海)는 요단강의 물을 받기만 하고 다른 곳으로 흘러 보내지 않다 보니 염도가 너무 높아져서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가 되었습니다.

그럼 사해(死海)는 왜 죽은 바다가 되었을까요? 이 지구상의 모든 바다는 물이 들어오는 곳과 나가는 곳이 있어 다른 곳으로 흘러가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오직 사해(死海)만 흘러 들어오는 입구만 있을 뿐 나가는 출구가 없습니다. 흘러 들어오는 물이 나갈 수 없으니 자연히 수증기로 증발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염분만 계속 축적되어 아주 짠 죽음의 바다가 된 것입니다.

이 두 호수를 보면서 사람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이나 물질이나, 관심을 갖고 남에게 많이 나누어주고 베푸는 사람에게는 그만큼 많은 사람이 그에게 호감을 갖고 다시 그에게 돌려줍니다. 베푼 만큼 다시 돌아온다는 삶의 진리를 깨닫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받기만 좋아하고 남에게 베풀기는 싫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타인에게 주는 것에 인색한 사람은 결국 받는 것도 없다는 진리를 모르고 있습니다. 인색한 사람에게는 사람들이 멀어지고 혼자 외롭게 살게 되므로 삶이 무의미하고 정신적으로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서로 주고받으며 서로 위해주는 것을 끊임없이 계속하며 살아야 합니다. 갈릴리 호수처럼 풍요롭게 살 것인지 사해처럼 삭막한 죽음으로 살 것인지는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남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은 많은 이웃에게 즐거움을 주고 인정이 넘치는?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지만 남에게 베풀 줄 모르는 사람은 사해(死海)처럼 이 세상을 메마르고 삭막한 사회로 만드는 것입니다.

유대인의 경전으로 불리는 ‘탈무드’는 자선에 대해서 가르치면서 요단강의 위아래로 맞닿아 있는 갈릴리 호수와 사해(死海)를 예로 들어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해(死海)는 물이 들어오기만 했지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항상 고여서 썩는다. 그래서 죽은 바다라고 한다. 그러나 갈릴리 호수는 헬몬산에서 받은 물을 요단강으로 흘러 보낸다. 받은 만큼 주기 때문에 썩지 않고 살아있다.

”탈무드는 갈릴리 호수와 사해(死海)의 교훈을 통해서 사람도 사해(死海)처럼 받기만 하고 쓰지 않으면 인생이 썩고 부패해진다고 가르칩니다. 반면 갈릴리 호수처럼 정당하게 받기도 하고 쓰기도 하면 건강하고 생명력 넘치는 인생을 살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올해는 기해년(己亥年)으로 황금돼지 해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돼지는 부(富)와 건강을 주는 동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올해는 여러분 모두 갈릴리 호수의 순환의 원리를 깨닫고 이웃에 많은 사랑과 관심을 베푸는 적극적 실천을 통해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풍요한 가운데 건강하고 생명력 넘치는 생을 살아가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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