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주(담양고등학교)

미국이란 이름만 들어도 설렘이 가득 몰려온다. 담양장학회의 지원으로 시작한 담양고-린우드고 상호교류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린우드를 방문하기까지 무려 1년이 넘는 시간을 기다리며, 출국하기 전까지 “미국이라고 별거 있겠어?” 라고 주위의 부러워하는 친구들에게 말하고 다녔지만 사실 누구보다도 간절히 원하고 있던 것은 나였다.

일주일 동안 미국 서부 시애틀로부터 20여 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시골도시인 린우드에 지내며 이렇게 행복한 장소가 존재한다는 것에 놀랐다. 물론 이는 내가 좋은 사람들과 좋은 환경에서 지냈기 때문일 듯하다. 나의 호스트 패밀리였던 Quinton씨네 가족들은 나에게 색깔의 차이는 한 가족이 되는 것에 어떠한 어려움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어머니, 아버지, 언니, 오빠, 남동생, 나의 파트너였던 Cami가 이루고 있는 이 대가족은 낯선 이방인이었던 나를 따뜻하게 반겨주며 모르는 것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자신들이 다소 불편할 수도 있었을 부분들에 대해서는 배려해 줬다.

덕분에 린우드에 머무르는 동안 가장 기뻤고 감사했던 것은 바로 이 가족과의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학교에 관한 이야기도 빠트릴 수 없다. 우리가 린우드고를 방문했던 기간은 홈커밍 축제기간이었다. 덕분에 평소에는 쉽게 경험해 보기 어려운 학교 치어리딩, 풋볼 경기, 관악대의 행진, 홈커밍 댄스파티 등 많은 것을 접할 수 있었다.

린우드고의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한 과목 시간대에 맞춰 교실을 이동했으며 수업은 학생들의 자율참여와 응용을 기반으로 진행되었다. 자신의 관심분야, 진로 등을 고려해 시간표가 짜여 진 결과 수업시간에 모든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고 선생님과는 질의응답으로 이뤄가는 수업이 진행되는 것을 보며 언젠가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 교육도 이런 방식으로 변화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담양으로 돌아와야 하는 날, 우린 뭐가 그렇게 슬프고 아쉬운지 서로를 꼭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그중 특히 한국계 미국인인 친구 설리는 “한국 친구들을 만나 무엇인가 마음속 한구석이 늘 허전해 했었던 이유를 알고 내 반쪽을 채울 수 있었다며, 이제야말로 진정한 나를 알게 된 것 같아”라고 말해 주었다. 이 말은 서로가 서로의 만남을 얼마나 뜻깊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평소 한국에서 생활하며 내가 느끼는 일주일은 늘 너무 길고 지루했으며 별 가치를 느끼지 못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일주일은 꿈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환상적인 순간이었으며 세상을 살아가는 새로운 눈이 생기게 된 기적 같은 기회였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나에게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 그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다시 린우드에 찾아가 cami와 그의 가족들을 다시 만나고 내가 어떤 어른이 되었는지 그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린 언제나 한 가족이라는 Lisa어머니의 말이 떠오른다. 모든 일정 함께한 선생님들, 지원과 사랑을 아낌없이 보내주신 부모님들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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