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 내년부터 100리터 없애고 75리터 공급

 

현재 통용되고 있는 종량제 쓰레기봉투는 통상 5리터, 10리터, 20리터, 50리터, 100리터 등 다양한 규격으로 시판되고 있으며 100리터짜리가 가장 크다.

이 100리터짜리 쓰레기봉투가 환경미화원들의 등골을 휘게 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각 지자체에서는 쓰레기봉투 규격을 줄이거나 배출무게 상한선을 제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밤늦은 시간이나 새벽, 거리에 나가보면 곳곳에 쌓여있는 커다랗고 무거운 대형 쓰레기봉투를 종종 볼 수 있다. 바로 100리터 쓰레기봉투인데 성인 남성 혼자서 들기에도 상당히 버거울 정도로 무거운 무게다. 이렇게 커다랗고 무거운 쓰레기봉투는 가정보다는 하루 쓰레기 배출량이 많은 상가지역에서 주로 배출되고 있다.

환경미화원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크고 무거운 쓰레기봉투를 들어 올려 차에 실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잔뜩 눌러 담은 쓰레기봉투는 무게도 무게지만 날카로운 금속이나 깨진 병 등 부적합한 내용물로 인해 찢어지기 일쑤다. 자칫 잘못하면 찔리거나 베이는 등 부상 위험도 상존한다.

100리터 쓰레기봉투의 경우 통상 배출무게는 25킬로그램으로 정해졌지만 이같은 규정을 지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실제로 배출 현장에서 측정한 100리터 쓰레기봉투에 담긴 내용물의 무게는 35~40킬로그램이 대부분이었으며 50킬로그램에 육박할 정도로 무거운 것도 있다.

이 정도 무게면 아무리 건장한 체격의 미화원이라도 혼자서는 차에 싣기 힘들 정도로 무거운 무게다. 현장에서 만난 환경미화원은 “버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쓰레기봉투 값이 아까우니까 조금이라도 더 넣어서 버리려고 꽉꽉 눌러 담으니까 도저히 혼자 들 수가 없다.”며 “더욱이 차 높이까지 있으니까 둘이서 같이 들어 올릴 수밖에 없어 작업 시간도 더 오래 걸린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환경부는 과다 배출로 인한 쓰레기봉투 파손을 막기 위해 크기에 따라 제한된 무게를 권고하고 있지만 이처럼 무게 제한을 무시하고 꾹꾹 눌러 담은 봉투 때문에 환경미화원들의 몸은 남아나질 않는다. 특히 허리와 어깨부위에 무리가 많이 온다는 게 미화원들의 이야기다.

미화원들의 고충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100리터 봉투 하나를 풀어 헤치자 물기가 제거되지 않은 상태의 음식물에 깨진 유리까지 섞여 나온다. 이 미화원은 "예전에 쓰레기봉투를 옮기다가 유리가 봉투를 찢고 나와 손을 베인 적이 있다"면서 “그 후로는 작업할 때마다 신경이 쓰이고 긴장이 된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는 미화원들을 위해 올해 1월부터 100리터 쓰레기봉투를 없애고 대신 75리터 봉투를 새로 제작 보급했다. 광산구의 한 환경미화원은 "75리터 봉투가 공급된 뒤로는 작업이 훨씬 편해지고 부상 위험도 줄어들었다." 고 즐거워했다.

담양군도 환경미화원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내년부터 100리터 쓰레기봉투를 없애고 75리터 쓰레기봉투를 새로 제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담양군은 최근 물가심의회를 개최해 75리터 종량제봉투에 대한 가격을 결정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조례 개정안을 내년 초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0리터 쓰레기봉투를 없애고 75리터 쓰레기봉투를 새로 제작하는 조례개정안이 통과되어 75리터 종량제봉투가 본격 시판되면 100리터 봉투는 바로 판매가 금지된다.

아울러 군은 무게제한도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통상 100리터 25킬로그램, 50리터 13킬로그램이 배출무게 상한이었던 점(환경부 권고사항)에 비추어 75리터의 경우 무게 상한은 중간선인 19킬로그램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담양군 관계자는 “이번 조례 개정으로 환경미화원들의 근로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수집운반 대행업체 근로자들의 여건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명석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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