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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칼럼/ 34세 핀란드 총리를 보며하승수(변호사,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담양곡성타임스  |  webmaster@dg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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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24  10: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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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서 34세 여성 총리가 선출되면서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었다. 총리로 선출된 산나  마린은 1985년생으로 핀란드 역사상 가장 젊은 총리이자, 세 번째 여성총리가 되었다. 전 세계에서도 가장 젊은 국가지도자가 되었다.

이런 뉴스를 들으면, 34세 총리의 역량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20대 국회의원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34세 총리란 꿈같은 얘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핀란드의 여당인 사회민주당은 산나 마린의 역량을 인정해서 총리로 선출한 것이다. 2006년부터 정치를 시작한 산나 마린의 정치경력은 벌써 13년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산나 마린은 누구에 의해 발탁된 것이 아니다.  스스로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쌓아온 것이다. 산나 마린은 2006년 핀란드 사회민주당의 청년조직에 가입을 한다. 정치선진국들의 정당들은 진보, 보수에 관계없이 청년조직들을 두고, 이 조직들이 수많은 청년정치인들을 배출해낸다. 산나 마린도 그런 청년조직을 통해 정치에 입문하게 된 것이다.

산나 마린은 지방선거에 입후보하면서 자신의 선거경력을 시작한다. 2008년에 지방선거 후보로 처음 나섰지만, 낙선했다. 그러나 2012년에는 템페레 시의원 선거에 나서서 당선이 된다. 이렇게 지방의회부터 자신의 정치경력을 시작하는 것도 정치선진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산나 마린은 이렇게 정치참여를 하면서, 정당조직 내부에서 인정을 받게 된다. 2010년에는 사회민주당 청년조직의 부위원장이 되고, 2014년에는 사회민주당의 부대표로 선출된다. 당 내부에서 정치적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리고 2015년에는 30세의 나이에 핀란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고, 2019년에는 재선에 성공했다. 재선에 성공한 이후에는 교통통신부 장관까지 맡아서 행정경험을 쌓아왔다. 이렇게 착실하게 정당, 지방의회, 국회에서 역량을 쌓아온 정치인이기에, 산나 마린이 핀란드를 이끌 총리로 선출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사례를 보면, 대한민국의 정치현실을 떠올리게 된다. 최근 일부 국회의원들이 불출마선언하면서 ‘청년정치’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현실에서 청년들이 정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최소한의 기반도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첫째, 핀란드와는 달리 대한민국에서는 거대정당일수록 정당의 청년조직이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거대정당의 청년조직은 정당 내부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존중받지 못한다. 청년들이 정당 내부의 청년조직에서 활동하면서 당의 리더로 성장하고 선거에도 출마하는 유럽 국가들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그래도 진보적인 소수정당들이 청년조직의 중요성을 생각하고, 청년정치인들을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둘째, 산나 마린은 23세에 지방의회 선거에 출마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피선거권 연령을 만25세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출마 자체가 불가능하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에서는 만18세부터 선거권과 함께 피선거권을 보장하기 때문에 만19세 국회의원도 탄생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생각도 못할 일이다. 1941년에 만들어진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강령에서 ‘독립 이후의 나라에서 피선거권 연령은 만23세로 하자’고 했지만, 78년이 지나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청소년시절에 정치참여를 하는 것이 가로막혀 있다. 산나 마린은 21세에 정치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이것은 오히려 늦은 편이다. 유럽에서는 10대 초.중반부터 정치활동을 시작한 젊은 정치리더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스웨덴 녹색당 대표를 지냈던 구스타프 프리돌린처럼 11세에 스웨덴 녹색당에 입당해서 19세에 국회의원이 되었던 사례도 있다.

뿐만아니라 선거권연령조차 만19세로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OECD 국가 중에 만19세로 선거권을 규정하고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앞서 언급한 1941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강령에서 ‘선거권은 만18세부터 보장한다’고 되어 있었는데, 2019년에도 만18세 선거권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핀란드의 34세 여성총리를 보고 놀라워하거나 부러워하는 것으로 그치지는 말자. 너무나 후진적인 한국의 정당구조, 정치제도를 바꿔야 한다. 그래야 청년들도 정치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당장의 과제는 지금 국회에서 막혀 있는 선거법 개정부터 현실로 만드는 것이다.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공직선거법 개정안에는 만18세로 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선거법이 개정되어야 당장 내년 4월 15일 총선에서 50만 명의 만18세 청년이 투표를 할 수 있다. /바른지역언론연대 공동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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