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카페 하고잡이 94’, 공유 공간으로 탄생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주민들과 이용객들이 모여 자유롭게 공간과 재능을 나누는 ‘우리 동네 사랑방’과 같은 곳이 됐으면 합니다”

대전면 행성리에는 이용객과 동네 사람들이 자유롭게 모여 공간을 함께 쓰고 자신의 재능을 이웃들과 공유할 수 있는 이색카페가 있다.

공간을 나눠 쓰고 서로의 장점을 나누는 ‘공유경제’를 모토로 하고 있는 이 카페는 공유경제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실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공방카페를 넘어 ‘공유경제’로 성장하기 위해 ‘공방카페 하고잡이 94’의 주인장 김상운씨가 문을 연 이유이다.

‘공방카페 하고잡이 94’ 이름은 대표인 김상운씨의 남다른 철학이 담겨있다.

 

‘공방카페’는 카페와 인테리어업을 겸직하고 있는 김상운씨와 영원한 공방지기 친동생 김지수씨가 목공을 하고 있는 공간임과 동시에 ‘하고잡이’는 무엇이든 하고 싶어 하고 일을 만들어서 하는 일 욕심이 많은 사람을 지칭하며 ‘94’는 화투판에서 차용한 것으로 기존의 모든 것과 영역을 파괴하고 새로움을 시작하는 창조 정신을 희화화한 것이다.

정기휴일을 제외하면 이 카페는 귀촌한 이들과 기존 동네 주민들이 모여 서로의 재능을 나누거나 각자가 원하는 지역발전 방향을 공유 하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이는 소유에 집착하기 보다는 함께 나누고 공유하며 살아가려는 김상운 대표의 소확행 철학이 담겨 있다.

인테리어업 특성상 드넓은 작업공간이 필요했던 김 대표는 인터넷에서 현재의 카페를 운명처럼 조우했다.

마을 중심에 자리 잡은 느티나무 아래 동네 주민들이 애써 재배한 벼를 도정했던 정미소는 세월의 흔적이 덕지덕지 쌓여 다른 이들에게는 흉물처럼 보일 수도 있었지만 김 대표의 눈에는 사랑스럽고 자신의 꿈을 펼 칠 수 있는 소중한 존재로 각인됐다.

그러나 김 대표에 앞서 이 건물의 장점을 눈여겨본 이가 있어 자신과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다 싶어 다른 곳을 물색하던 중 ‘주인은 따로 있다’는 말처럼 지난해 6월 운명처럼 자신의 소유가 됐다.

여름 내내 자신의 장점을 살려 지인들과 직접 카페 내부는 물론 외부 장식과 나무를 다룰 수 있는 공방을 만들기 위해 흘린 땀이 적지 않았지만 공사를 하면서부터 정식으로 문을 열기까지 내일처럼 카페를 오가며 따뜻한 정은 물론 업소가 잘되기를 간절하게 기원한 동네 주민들의 온정이 카페를 오픈형 공방으로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처음 공방카페를 차린 뒤부터 강조했던 것이 ‘공유’이고 초심을 잃지 않을 계획이다.

이는 소원 장작에서 발화 됐다.

 

농촌 특성상 땔감이 많은 것을 비롯 이농으로 인해 비어진 창고나 곳간에서 방치되어 있는 화목 연료를 카페 실내 온도를 상승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내어 준 것을 비롯 땔감에 소원을 적은 것을 난로에 넣을 때마다 적은 이들의 마음을 대변해 간절하게 기원해 준 ‘소원장작’이 SNS를 타고 확산하고 있다.

또 카페 입구와 안쪽에 떡 하니 자리하고 있는 오래된 한약방에서 가져 온 듯 세월의 내공이 느껴지는 한약재보관함이 다소 생뚱맞게 이용객들을 맞이하지만 카페 넘어 목공 공방과 조우하고 있는 듯 한 평행이론에 혼자 빠져 드는 것도 ‘공방카페 하고잡이 94’ 만이 누릴 수 있는 권리 중의 하나이다. 
 
약국을 직접 운영하셨던 부친의 손때가 담긴 한약재보관함을 버리기에는 나무와 남다른 인연이 있는 자신에게는 커다란 용기가 필요했기에 숙명처럼 함께하고 있으며 대를 이어 남겨줄 예정이다.

공방카페의 장점은 실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농이 시작되는 봄을 비롯 무더운 여름을 거쳐 결실의 계절 가을까지 삶에 지친 村老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느티나무 밑 정자(몽성정)도 마을 주민들이 카페지기에게 마음껏 사용하도록 일임한지 이미 오래이다.

주민들의 호의에 힘입어 묵은 때를 벗겨내고 오래된 먼지를 털어내어 정자를 새롭게 꾸렸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야 했다.

이미 정자의 주인 행세를 톡톡히 하고 있는 새들의 허가를 받지 않아 마구잡이로 남긴 분변으로 인해 정자를 활용한 오픈마켓은 개점휴업 신세이지만 새의 생태를 적극 고려한 재개장을 심사숙고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혼자만의 부귀영화를 추구하지 않고 있다.

주민들과 함께 꿈꾸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재능을 사람들과 소중한 꿈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들은 ‘공방카페 하고잡이 94’를 근거지로 자신의 재능 공유에 앞장서고 있다.

한 달에 1차례 정기 모임을 통해 특색 있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음식에 재능이 있는 이들이 의기투합하여 매월 셋째 주 카페가 쉬는 화요일 이면 마을 인근에 위치한 한빛고 학생들을 위한 매점 행사를 펼쳐 시골 학교 여건상 접하기 힘든 떡볶이, 김밥, 어묵 등을 판매하는 소풍데이를 준비 하고 있다.

또 목공소에서 기술을 연마하여 특색 있는 문패 만들기에 도전할 생각이다. 물론 개인 신상정보가 노출 되지 않도록 ‘부자 이모네 집’, ‘딸 부자 집’, ‘비밀의 허브가든’ 등 공동체 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팔을 벗고 나설 각오로 충전되어 있다.

여기에다 마을 어르신들의 발이 되어 주고 있는 것을 비롯 이동수단인 유모차를 개성 있게 꾸며 주는 등 기존 주민과의 벽을 허무는 동시에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소통의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같은 꿈을 펼치기 위해서는 공방지기 여동생 김지수씨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인테리어업 특성상 가장 바쁜 동절기는 공방지기에게 1인 2역을 해도 바쁘기만 할 계절이다.

하지만 봄이 되면 꿈을 틔워 희망의 싹을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하다 보니 재미가 없어요. 소모품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공방에서 처음 만들었던 찻상이 휴식을 주는 매개체가 된지 오래여서 새로 무엇을 만들 것인지 벌서부터 기대가 됩니다”

“시간을 내어 공방에서 나뭇결을 고르고, 오일을 바르다 보면 고민을 잊고 스트레스까지 해소할 수 있죠, 기성품이 아니라 다소 투박하고 세련미가 없더라도 나만의 가구를 만들었다는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만족감은 경험하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매력이죠”

“나무를 활용한 공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면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지죠. 보람 있잖아요”

공방에서 자신만의 가구 만들기를 경험했던 이들은 중독성에 빠져 든다.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이같은 매력 덩어리인 공방에서 나만의 가구 만들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모든 장비는 목공방에 있고 모든 과정은 1:1로 숙련도에 따라 차등 진행된다. 몇 달만 노력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직접 만든 의자에 앉을 수 있다. 이는 목공 특성상 난이도가 높을수록 작업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의 도움 하에 안전하게 진행한다.

김 대표는 “공유경제라는 것이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렵게 다가올 수 있지만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은 나누자는 친숙한 개념이고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자신이 평소 꿈꿔왔던 창업이나 수업을 할 수 있는 만큼 서로가 윈-윈(win-win)할 수 있다” 며 “특히 농촌 특성상 공동체 정신 함양이 지역의 성장 원동력이 되어 왔던 것처럼 공유경제 문화가 더욱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에서 공유경제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김 대표의 소망은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수록 참여의 문턱이 낮아지고 그만큼 공유경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그 역할을 ‘공방카페 하고잡이 94’가 할 것으로 기대된다./정종대 記者


 

 

 

 


 

저작권자 © 담양곡성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