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읍이 예술과 함께하는 일상, 상상력에 자유를 주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해동문화예술촌이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말까지 기획한 ‘民의 세계, 전통에서 현대로’의 일환으로 기획한 담양읍을 중심으로 民의 울림(문선영&김지숙), 무제(정크하우스). 유유상종(스톰), 무재(강동호)의 작품이 진가를 발휘하면서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뇌리와 카메라에 담겨 담양읍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문선영&김지숙 작가 협업으로 정선반점 옆 건물에 탄생한 ‘民의 울림’은 조선시대 정조가 즐기던 ‘책가도’를 재해석한 것으로 책가도는 서책과 문방구, 골동품, 화병 등이 정리된 책장을 그린 그림이다.

文을 중시한 정조는 왕좌의 상징인 일월오봉도 대신 책가도를 함께하면서 민간이 이를 권장함과 동시에 유행시켰다. 궁과 민, 전통적인 한국사회에서 유행했던 책가도를 재해석한 두 여성작가는 유교문화에 근거한 남성중심의 내용을 담고 있는 책가도의 한계를 넘어 오늘날 가정과 사회, 인문을 향상하는데 요구되는 남녀문화의 경계를 넘어서는 작업을 표현했다.

문선영 작가의 베갯모와 푸른 바다 등이 어머니, 고향, 구림에 대한 대표적인 상징물을 의미했다면 김지숙 작가는 곧은 비녀를 책가도에 관통시키면서 여성의 상징성을 놓아 남성과 여성의 이원론적인 구분을 넘어 현대사회에서 인간 존재로서의 개인의 삶과 문화가 존중 받을 수 있는 환경 구축의 의미로 확장되어 작품을 본 이들과 교감하고 있다.

또한 스트리트 아티스트 정크하우스(한국)는 인간, 자연, 동물 등의 형상을 통한 대상의 유기체화, 생물과 비생물간의 유기적 관계성, 공간과 환경의 색채 관계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문제에 대해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여성작가는 도시 재생 과정에서 무너뜨리고 새롭게 생성하는 건물의 꼴(형상)에 착안하여 여러 형태를 서로 결합했다. 각각의 건물의 꼴이 유기적으로 새로운 도시를 형성하듯 재건세탁소 건물과 주부식당 건물을 관찰해 탄생한 이 형상은 그 자체로 도시공간의 유기체이다. 크기와 재료에 상관없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살아 숨 쉬는 생명체로 해석하고 대상의 생명력을 통해 장소의 생명을 부여해 주변 대상물과의 관계성을 토대로 공간의 변화를 이끌며 상상과 현실을 잇는 허브역할을 다하고 있다.

덴마크 작가 스톰이 탄생시킨 ‘유유상종’은 종착역 건물 벽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

그라피티 라이팅을 발전시켜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형상이 결합된 생물 시리즈를 펼쳐온 작가는 물고기의 자유로운 움직임과 새들의 향연 등은 그가 생물에서 관찰하는 대상의 본질적 속성이다.

이같은 작가의 정체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 유유상종이다. ‘같은 깃털의 새들끼리 모인다’는 의미에 빗대어 비슷한 사람끼리 모인다는 의마를 가시화한 작품이다.

가사문학의 배경과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것으로 한국 전통에서 학은 행운과 장수를 상징한다, 배려의 공감, 연대의식, 역지사지의 감정을 통한 구성원들의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은유화했다.

마치 자연에서 학이 안전과 동료애를 위해 무리를 짓는 것처럼 유사한 철학이나 가치는 갖는 사람들이 도며 무리를 이루듯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동류의식이 이웃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느끼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강동호 작가의 작품 세계는 혼종성을 기반으로 상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상상에서 출발한 표현력이 현실과 결합되었을 때 발현될 수 있는 의미를 담지한 그만의 회화적 감수성은 거대한 화폭의 장으로 안내한다.

강 작가는 해동예술촌 가림판에 흰색 마커로 과감히 드로잉을 전개했다.

카오스에서 만물(혼종된 형태의 인간, 동물 등)이 생성되듯 검은 판넬은 그 자체로 카오스다. 규제되지 않은 선과 표현력, 감정과 육체의 혼합형태를 통한 형상들은 새로운 정신세계로 형성한다.

새로운 공간에서 펼쳐질 강 작가의 실험적인 작업을 통해 낯선 환경과 실험적 도구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진취적인 모험을 하고자 하는 예술적 행위의 전형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작품을 감상한 이들의 이오공감.

양초롱 해동문화예술촌총감독은 “담양에서 예술 작품은 대중과 관, 그리고 스스로부터의 자율성을 보장받으며 단계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예술이 함께하는 일상, 상상력에 자유를 주는 공간으로 담양읍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김다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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