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앞둔 지역사회 ‘줄서기’ 한창
충돌 잠행 곳곳서 합종연횡…폭행사건으로 비화되기도
이정섭 담양군수에게 징역 5년 추징금 6500만원의 형이 구형되자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지역사회의 주된 기류는 “이러한 일들이 예견된 것이기는 하지만 의외로 강한 후폭풍으로 몰아치고 있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시류의 마수걸이는 전직 모 국회의원의 입에서부터 시작됐다.
그 前의원은 李군수 뇌물수수 등에 관한 재판이 시작되자 “내가 사람을 잘 못 봤다. 내가 李군수를 그렇게 안 봤는데, 모든 게 내 잘못이다.”라며 공연한 장소에서 심심치 않게 ‘자신의 잘못’임을 시인하는 발언을 해 일찌감치 진흙탕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여 李군수와의 거리를 확실히 해 두었다.
이와는 정반대로 차기 후보로 거명되는 인물주변에는 자석에 쇳가루 붙듯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某의원 측근의 말이다. “처음 재판이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관망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李군수가 힘들겠다’는 소문이 일자 개별적인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며 “전에는 눈도장만 찍던 사람들이 지금은 구체적인 의중을 비치거나 ‘차기 선거에 대비해야 하지 않느냐’는 발언을 하고 있어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거론되고 있는 후보자들에 대해 선관위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괜히 오해 살 필요 없으므로 거동 하나 하나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며 고개를 들고 있는 ‘선거꾼’들에 대한 고충을 털어 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편가르기가 한창인 요즘 애먼 곳에서 불똥이 튀어 애꿎은 총동문회장만 난투극으로 얼룩졌다.
지난 18일 모초등학교 총동문회장. 500여명의 동문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날 자리에서 기어이 현 지역사회를 그대로 대변하는 폭행사건이 벌어져 지역민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김모씨와 총동문회 임원 간의 말다툼에서 시작됐다. 李군수 측근인 총동문회 임원은 “전직 군수를 왜 아무 상관없는 곳까지 데리고 왔냐”고 격분했고 이에 김모씨와 언쟁이 시작됐다. 이를 보던 신모씨가 “아무리 그래도 총동문회 날 선배에게 무례하게 굴 수 있냐”고 그 임원을 훈계하자 이를 듣고 있던 서모씨가 신모씨를 폭행, 총동문회장은 일순 난장판으로 변했고 전직 모 군의원이 얼굴에 큰 상처를 입는 등 사건이 일파만파 걷잡을 수 없게 됐다.
현장에서 사건을 지켜 본 한 인사는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며 “손자보다 어린 후배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는 참담함만 남았다”고 말했다.
전모씨는 “선후배의 따뜻한 정을 나누고 한데 모아진 힘을 지역발전의 역량으로 발산해야 할 이때 정치권에서부터 시작된 자그마한 감정이 엉뚱한 곳에서 폭발됐다”며 “부화뇌동하고 시류에 부합한 일부 인사들도 문제지만 이 모든 사건의 근저에는 팽배해진 이기주의 때문이다”며 군수의 사법처리를 앞둔 담양사회의 혼란한 시국을 그대로 꼬집었다. /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