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번영회 ‘속빈강정’
개혁안 무산되자 회원들 속속 떠나
담양군번영회가 제 기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회원들의 중지를 모은 개혁안이 집행부에 의해 거부당하자 회원들이 하나둘 번영회를 떠나고 있다.
회원 A씨는 현재 답보상태에 빠져있는 번영회 문제를 이렇게 설명했다.
A씨는 “현 회장인 서 모씨가 9년째 회장을 맡고 있지만 이렇다 할 사업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이렇다 할 활동도 없이 자리만 지키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회원들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번영회에 가입할 때 회원들의 초심은 작은 일 하나라도 담양군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또 말 그대로 번영을 이루는 사업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싶어 가입하는데 막상 하는 일도 없고 회비만 내고 있으니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친목회 수준으로 전락한 번영회의 현실을 개탄했다.
또 다른 회원 B씨는 “자질에 문제가 있는 회원들이 집행부에 포진해 번영회를 좌지우지하는 것 또한 번영회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비는 내고 있지만 번영회에 대한 관심은 이제 그만 접고 싶다”는 B씨는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담양군번영회를 이렇게 진단했다.
“지난 지방선거 이후 번영회 활성화 차원에서 신규 회원 영입 작업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집행부 임원들과 성향이 다른 회원들이 상당수 영입됐다. 그러면서 차츰 번영회가 불란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고 여기저기 곪은 곳이 터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은 필연적으로 성향이 다른 기존 회원들과 마찰을 빚었고 대다수 회원들은 그런 상황을 회의적으로 바라보았다. 이때부터 번영회는 기능을 상실하며 존재감을 잃기 시작했다.”
그는 또 “더구나 지역사회에서 물의를 일으켰던 일부 회원들이 집행부 요직을 차지하고 있으니 회원들 눈에 좋게 비쳐질리 만무하고 나아가 회장까지 장기 집권하고 있으니 ‘물이 고였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할 일 아닌가”라며 반문했다.
이에 대해 집행부 임원을 지냈던 한 회원은 “처음에는 서 회장도 번영회 발전을 위해 용퇴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임기 중에 ‘번영회가 쇠락했다’는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 발전안을 모색했고, 회원들은 이런 의사를 받아들여 총회를 거쳐 정관개정 소위원회를 만든 후 거기서 안을 제출해 차기 총회에서 다시 통과시키기로 결정했었다. 그런데 차기 총회 당일 일부 회원들이 총회 자체에 대한 정당성을 부정하면서 회의가 무산돼 버렸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거친 후 회원 13명이 한꺼번에 탈퇴했고 이제는 1년에 한 번 시행하는 郡지원 사업에도 불과 두 세 명의 회원만이 참여하는 난감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면서 “현재 집행부는 현 회장 임기가 끝나는 4월 경 정관을 개정한다고 하고 있으나 그때가 되면 회원들은 모두 탈퇴하고 집행부만 남아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 확인 결과 2008년 담양군번영회가 시행한 사업은 담양군으로부터 450만원을 지원받아 ‘담양읍 중앙공원 꽃가꾸기 사업’을 시행한 것뿐이며 근래 수년간의 사업도 모두 郡지원금 사업으로 자체 자원으로 시행한 사업은 없었다.
이와 관련 회원 C씨는 “매월 2만원씩 내는 회비로 간사 월급을 충당하기도 버거운데 무슨 돈으로 사업을 할 수 있었겠냐”며 “그마저도 회원들이 대거 빠져나가는 바람에 지금은 간사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회원 간 불협화음에서 시작된 현재의 파행이 지속될수록 감정의 골만 깊어질 뿐”이라고 전망한 C씨는 “번영회의 환골탈태가 없는 한 번영회를 대체할 새로운 단체를 조직케 하는 빌미를 제공할 것이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