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 로고가 움직여요”
수북 문화마을 유창남씨 건축 박사가 ‘태양광 박사’로
청정에너지 이용 담양군 홍보 앞장
움직이는 로고(Logo)
“담양군을 상징하는 로고가 움직인다면…?!” ![]()
이런 재미있는 상상이 현실로 다가왔다.
해와 추월산, 담양호, 댓잎으로 이루어진 담양군 로고가 불을 밝히며 담양을 찾은 손님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추월산을 배경으로 해가 떴다가 지는 모습은 마치 영구불멸의 지구를 형상화하는 것 같고 팔랑거리는 댓잎은 “이곳이 대나무의 고장 담양입니다”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
여기에 추월산 밑에 자리한 담양호 물결은 고요히 출렁이는데 그 움직이는 모습이 “어쩌면 저렇게 잘 표현할 수 있나”하는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이 움직이는 로고는 가로등과 함께 있어 어두운 밤거리를 환하게 밝히는 기능을 하면서도 전기료는 한 푼도 안낸다.
바로 태양광을 이용하기 때문. 공해를 유발하지 않아 청정에너지로 각광 받고 있는 태양광을 이용해 불을 밝히는 이 가로등은 ‘담양’에 안성맞춤이다.
그 이유는 바로 담양(潭陽)이란 이름 속에서 알 수 있다.
담양(潭陽)이란 한자를 풀이해 보면 연못에 작은 물결이 일 때마다 은빛 반짝임이 초롱초롱 빛나고, 그러한 아늑한 풍경에 따뜻한 햇볕이 내려 쬐는 마을이라는 뜻이니 그 서정적이고 온화한 이미지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런 ‘빛과 볕의 도시 담양’에 태양광을 이용해 어둠을 밝히고 담양을 상징하는 로고가 움직이며 손짓하고 있으니 정말 금상첨화다.
또 이 태양광 가로등은 태양의 일몰 시간과 일출 시간이 내장돼 자동으로 켜지고 꺼지는 기능을 하고 있는데다 밝기조정도 가능해 그야말로 ‘21세기형 가로등’이다.
생활의 불편함이 발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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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저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습니다. 태양광 가로등을 만든 계기는 사소한 불편함에서부터 시작됐죠”
태양광 가로등을 만든 유창남 씨는 원래 광주사람(사진)이다. 4년 전 금성면에 있는 한 기업에 취직하면서 담양 수북면 문화마을로 이사와 정착하게 됐다. 삼인산의 깎아 놓은 듯한 높은 봉우리가 너무나 마음에 든다는 유씨는 어느덧 담양이 제2의 고향일 뿐만 아니라 ‘담양매니아’가 다 돼 있었다.
담양의 특색을 ‘도시와 전원의 장점만을 갖춘 곳’이라고 평가하는 그에게도 수북문화마을로 이사한 뒤 한가지의 불편함은 있었다. 집 앞의 가로등이 안방까지 비춰 밤이면 숙면이 어려웠던 것.
“물론 민원을 제기했죠, 그런데 담당자 설명을 들으니 별다른 도리가 없었습니다. 가로등 점등과 점멸은 규정에 따라 일괄적으로 처리하게 돼 있지 개인적인 사정을 전부 맞춰줄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은 없더라고요”
가로등을 이설을 하자니 골목 어귀에 가로등이 없어지는 셈이 돼 이설도 못했다는 유씨는 그 때부터 불면증에 시달리는 아내를 위해 머리를 싸맸다.
결국 그는 작년 4월부터 직장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7개월 동안 개발에 몰두했고 드디어 지난 12월 태양광 가로등을 완성했다.
“이 가로등의 특징은 우선 태양광을 이용해 낮 동안 배터리를 충전, 밤에 쓸 수 있으며 밝기 조절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또 태양의 주기에 따라 일출 일몰 시간이 저장돼 있어 일일이 끄고 켤 필요가 없고 LED전구를 이용해 전기 소모도 매우 적죠”

환경사랑 담양사랑
깊은 잠에 들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만들기 시작한 가로등은 좀 더 나은 지구환경을 위해 그를 다시 태양광에 미치게 했고, 담양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남달랐던 그는 또다시 움직이는 로고를 탄생시켰다.
“지자체마다 고유의 로고를 가지고 있는데 실상 외지인들은 잘 모릅니다. 저도 그랬죠. 그런데 불행하게도 본 고장 사람들도 그 뜻을 잘 모르더군요”
여기서 그는 관광도시인 담양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커다란 프로젝트’를 생각해냈다.
그는 담양의 특색을 살리지 못하며 밋밋하게 서 있는 가로등에 담양군 로고를 접합시켜 지역홍보도구로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느날 담양군 로고를 보았는데 너무 단순하더라고요, 좋은 뜻이겠지 하는 마음에 대충 흘려 보았는데 어딘가 너무 허전했습니다. 그때부터 다시 설계도를 들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간략한 이미지로 로고를 쓰고 있지만 모두가 정적인 모습이라 표현력이 떨어지고 이해가 어렵다”며 “만약 로고가 움직인다면 굳이 장황한 설명을 늘여 놓을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해가 뜨고 지는 모습이 마치 ‘오서오라’고 손짓 같지 않습니까, 바람은 댓잎과 담양호를 일렁이게 하고, 청정한 담양의 이미지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 같지 않아요”
그의 설명처럼 담양군 로고의 3차원적 움직임은 한 눈에 와 닿았다.
“하나의 상징물로 알림이 역할을 하면 좋겠어요, 담양에 다다른 관광객들이 이 ‘움직이는 로고’를 보는 순간 ‘와! 담양은 역시 다르구나’하는 생각을 갖는다면 저의 노력이 자그마한 결실을 보는거겠죠”
그는 우선 자신의 집 마당에 ‘움직이는 로고’가 설치된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했다.
“또 다른 야심작을 준비하고 있다”는 그의 열정은 “이번엔 과연 무엇을 만들까”하는 설레는 마음을 갖게 한다. /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