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불법반출 현장을 가다”

교묘한 기술 총동원 굴취 전문꾼 활개 월산 용흥사 임도 불법 반출로 惡用

2009-02-18     정종대 기자

날이 풀리면서 희귀하고 값비싼 야생 소나무만을 골라 불법 반출해 가는 전문꾼들이 활개치고 있어 단속이 시급하다.

반출 방법과 기술은 갈수록 교묘해지는 데다 최근 경기침체 여파로 너도나도 '돈 되는 일'이라며 뛰어들고 있어 자연환경 및 산림 훼손이 심각한 지경이다.

이들 꾼들은 특히 단속과 감시가 취약한 지역은 물론 감시원들이 수시 왕래하는 곳까지 몰래 들어가 불법 행위를 일삼는 등 갈수록 극성을 부리고 있다.


18일 오전 9시 월산면 용흥사 임도를 따라 오르자 작은 오솔길 옆으로 멋진 수형의 소나무 1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얼핏 보기에도 수령 약 80년 정도의 꽤 오래된 나무이나 여러갈래로 뻗은 줄기가 매우 기묘하게 생겨 분재용 혹은 정원수로 모두가 탐낼 만한 '물건'이다.?





하지만 옮겨 심기 좋도록 둥그렇게 뿌리 자름 작업이 돼 있고 나뭇가지는 분재를 가꾸듯 다듬어져 있었다. 전문꾼들이 수년간 공들인다는 이른바 '분 뜨기' 작업이 마쳐진 상태였다. 줄기를 잡고 밀쳐보니 나무 전체가 넘어갈 정도로 준비 작업이 끝난 상태였다. 산 아래로 몰래 반출만 하면 상황 끝이다.



이곳에서 좀 더 정상 쪽으로 가다보니 이미 소나무 여러 그루를 캐 옮긴 자국이 선명히 나 있었다. 버려진 가지상태를 보니 불과 2~3일전에 작업해 간 것으로 보였다.



조금 더 오르니 이번엔 기괴한 수형의 소나무 군락이 가지다듬기 작업을 당한 채 서 있었다. 누군가가 후일 분을 떠 반출해 갈 요량으로 손질해 놓은 것이다.



또 30m 쯤 가다보니 옮겨 가기 좋도록 잘 다듬은 소나무가 앞으로 만날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신세이고 그 옆에는 관리부재(?)로 인해 수형을 제대로 갖췄지만 고사한 것도 여러 그루 발견되는 등 이곳에서 수년 동안 조직적으로 소나무 불법 반출이 이뤄졌음을 직감케 한다.





특히 산림의 효율적 활용도 제고를 위해 설치한 임도가 차량 통행을 막고 있지만 옆으로 우회하는 공간이 있어 차량을 활용하여 불법 반출로로 적극 악용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대두됐을 뿐만 아니라 일부 몰지각한 이들이 건축 폐기물을 버리고 가 임도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

이들 사례 외에도 관내의 수많은 장소서 분재·정원수용 소나무와 수석·조경용 자연석을 불법 채취해 간 현장이 부지기수 지만 단속의 손길은 요원한 상태이다.



이처럼 한동안 뜸하던 불법 채취꾼들이 최근 들어 더욱 활개를 치는 이유는 이들 야생 소나무와 자연석이 워낙 고가로 팔려나가는 데다 이들을 전문적으로 사들이는 중간상과 업소가 꾸준히 늘고 있고 수요 역시 줄지 않기 때문이다.

또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돈 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하려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너도 나도 이 일에 뛰어들고 있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월산 주민 A씨는 "단속과 감시가 소홀한 점도 이들 불법 채취꾼들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며 "요즘 들어서는 2~3명씩 조를 이뤄 무더기로 반출해 가는 경우까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민은 "반출해 가는 기술과 방법이 어찌나 교묘해지고 기막힌지 크기, 무게와 상관없이 감쪽같이 빼내가고 있다"며 "자연환경 및 산림 보호차원에서 강력한 단속이 아쉽다"고 주장했다.
/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