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양곡 늑장배달로 수급자 굶어

특정택배사 독점 폐해 - 배달체계 개선해야

2009-02-26     정종대 기자


“정말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없는 사람들한테는 해도 해도 너무한 나라입니다. 어려운 사람들 도와준다고 실시하는 제도가 가슴에 멍을 지게 하면 어쩌란 말입니까?”

“명절 때면 미리미리 알아서 주변 이웃들한테 쌀 빌려다 놔야지 택배회사 말만 철썩 같이 믿고 있다가는 굶어 죽기 십상입니다”


정부가 올해부터 저소득 계층인 차상위 계층 수급자에게 정부양곡을 20kg포대 당 2만원씩 반값으로 할인 공급해주고 있는 것에 대해 고마워해야 할 주민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

이 제도는 지난해까지 차상위 계층 수급자에게 동절기(12∼2월) 3개월 동안만 정부양곡을 반값에 할인 공급하던 것을 생계비부담 경감지원 차원에서 올해부터는 20kg 기준 1인가구의 경우 2월에 한포, 2인가구(매월 1포), 3인 가구(1월에 1포, 2월에 2포), 4인 가구(매월 2포)에 연중 공급키로 했다는 것.

또한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의 120%이하인 차상위 계층 수급자들이 정부양곡을 할인공급 받기위해 군청과 읍·면사무소 사회복지부서에 신청하고 대금을 납부하면 다음날 택배를 통해 쌀을 받게 되며, 택배비는 전액 정부에서 부담한다.

그러나 혜택을 입어야 할 수급자들의 실제 사정은 이론과는 다르다.

담양군의 경우 총 수급자 1800가구 중 1월에 572가구가 신청한 것을 비롯 2월에는 462가구 1055명이 정부양곡 구입을 신청했지만 일부 대상자들의 경우 자신들이 원하는 날을 훌쩍 넘기고 잊혀질 때 쯤 이면 배달이 되고 있어 없는 서러움을 톡톡히 당하고 있다.

이처럼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은 정부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한 A택배의 횡포 때문.

신청자들 대부분이 거동이 불편하거나 교통이 불편한 곳에 사는 이들이 대부분이어서 1포대 택배비 2180원으로는 택배 관계자들의 경제적 욕구를 충족하지 못함에 따라 힘없는 이들이 후순위로 밀려 정부양곡을 공급받고 있다.

이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수급자들의 목소리가 커져만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같은 민원을 접수한 읍면 사회복지 담당자들의 고충도 함께 늘어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군 관계자가 A택배 광주지점을 통해간신히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봉사보다는 이익창출이 우선인 택배회사의 마음을 바로잡기는 역부족한 상황이고 특히 명절이면 시간을 다투는 택배물 배달로 인해 통화마저 어려운 데다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아 속을 태우는 사례가 비일비재 하다는 것.

이같은 상황은 비단 담양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19일 곡성읍에서 열린 군민과의 대화에서 마을 주민들의 어려움을 대변한 마을 이장의 입을 통해 세상에 공개 되었으며 정부양곡을 가공하는 이도 택배 회사의 지연 배달로 인해 미질이 떨어진 쌀을 리콜 해주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이에 대해 담양군 관계자는 “사회복지 관련 공무원들이 전국 공통적으로 겪는 고충이다. 지자체 별로 택배 회사를 지정토록 하거나 정부에서 복수업체를 지정하여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여 잘한 업체와 못한 업체에 대한 분기별 평가를 통해 당근과 채찍을 함께 사용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