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중흥시대…인구 4만 담양에 68개 교회
“발전적 분립만이 기독정신, 투쟁적 분립 지양돼야”
공장 허물어지고 교회 들어선 세태…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정치인, 종교생활로 정치적 입지 굳히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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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열풍이라 할 만큼 곳곳에 십자가가 높다.
선출직을 꿈꾸는 정치인이라면 반드시 종교를 가져야 할 만큼 정신적 종교적 교류를 중히 여기는 국민 정서상 골목마다 마을마다 종교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를 대변이라도 하듯 기나긴 경제한파 속에서도 예배당 신축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한 기독교인은 “흔히 우리가 쓰고 있는 ‘교회’라는 단어는 기독교 신도들의 모임 자체를 뜻하는 것으로 예배를 들이는 장소는 ‘예배당’이라고 가려 쓰는 것이 맞다”고 귀띔한다.
그럼 여기서 ‘담양의 예배당’들을 한번 들여다보자.
현재 담양읍 양각리에 신축된 대형건물도 예배당이다. 금영실업이란 의류제조업체가 있던 자리에 공장건물이 허물어지고 예배당이 새로 들어섰다.
담양군 개신교 현황을 보니 담양읍이 18개 교회, 대전면 7, 무정면 6, 수북면 6, 고서면 6, 금성면 5, 월산면 5, 창평면 5, 용면 3, 봉산면 3, 남면 2, 대덕면 2개 교회이다. 신도수는 4~5년 전 담양문화원 조사결과 약 3000여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담양군이 파악하고 있는 예배당은 67~68곳으로 타 종교시설에 비해 월등한 수치이다. 사찰 40여 곳, 천주교 성당 4곳, 그 외 종교시설 10여 곳. 모두 합쳐도 기독교 예배당 수를 넘지 못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 종교의 중흥은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예배당의 잦은 분립은 필연적으로 신도 간 분열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데 일반 신도들이나 전문가들의 진단이 모아지고 있다.
한 기독교인(45, 담양읍)은 “내가 기억하기로 교회가 새로 생기는 것에 대해 썩 좋은 기억이 남아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새롭게 교회가 지어지면 아마도 내부 분열 때문에 분립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담양지역교회연합회 한 관계자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놓았다. “현재 우리(담양지역교회연합회)가 파악하고 있는 예배당 수는 63곳으로 연합회에 가입된 교단만을 인정하고 있으며, 건전한 교단이라면 목사의 가입의사 여부와 상관없이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건전한 교단’이라 함은 연합회 측의 판단으로 ‘이단’ 혹은 ‘이단의 의심’이 있는 것에 대한 상대적 의미로 쓰였다.
그는 이어 “기존 몇몇 교회의 설립은 발전적 방향으로의 분립보다는 불미스러운 상황에 따른 결과적 분립이어서 바람직하지 못한 면이 강했으나, 담양읍교회에서 남문교회가 분립된 사례는 매우 전향적인 일로 신도수와 지리적 위치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한 발전적 분립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교회가 대형교회화 되고 너무 커지는 것도 자제돼야 할 것이나 각 교단들이 자기 교단의 세력 확장을 위해 인구수나 예배당 분포를 고려하지 않고 교회를 세우는 것은 더욱 지양되야 할 것”이라며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교회수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요즈음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신학대학 4년과 신학대학원 3년 과정을 거쳐야 한다. 7년을 공부하고도 다시 목사고시에 합격해야 하며 목사고시에 합격한 후 2년을 더 보낸 뒤에야 목사 임직을 받을 수 있다.
이 관계자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교단은 목사 임용에 최단 9년이 걸리지만 교회설립도 상당한 규율이 있다”며 이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교회 전반에 대해 행정권을 가진 노회에서 목사의 임직과 해직을 관장하고 있으며 전국 64개 노회가 모여 총회를 이루고 있고 대단위의 노회가 항상 운영될 수 없어 소노회가 운영되고 있으며 소노회 밑에는 소노회의 형식을 빌린 시찰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담양에서는 이 시찰회에 교회 설립에 관한 계획서 등을 자세히 작성해 제출해야 하고 시찰회에서 승인을 얻어야 노회에서 검토돼 설립에 대한 가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현직 정치인이거나 정치 입문을 꿈꾸는 사람들의 움직임 또한 폭소를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한 선출직 공무원은 자신은 A교회, 가족은 B교회, 보좌진 등 선거조직은 타 종교 식으로 신도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으며 교회를 돌며 ‘마이크 잡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정치적 적대관계에 놓인 정치인들이 한 교회나 성당에 다니는 경우는 더더욱 ‘마주치기 껄끄러운 상황’이 연출된다. 이런 껄끄러운 상황은 한 교회나 성당, 절에 다니는 신도들도 마찬가지.
한 주민은 “예배가 끝나고 서로 인사할 때 한 후보에게만 유독 친근하게 대할 경우 다른 후보에게 눈치 보여 똑같이 대하려고 노력한다”는 웃지 못할 속사정을 털어놨다. 이런 현상은 가끔 동종 업계 상인들에게서도 나타난다.
한 교인은 “선거 때가 한 발 한 발 다가올 때마다 정치권 인사들의 접촉이 많아지며 자연스럽게 교회나 성당 등에서 마주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무언가 회의감을 느낀다”며 “성스러운 종교생활에 세속의 분진은 삼가주길 바란다”며 의미있는 주문을 내놓았다.
/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