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지 않은 요금인상 … 새해 벽두 대박 났네!
庚寅年에도 죽녹원 인기는 ‘쭉’ 교통혼잡 소음 주민불편 해결책도 강구돼야
▲ 죽녹원 매표소에서 발권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윤희 씨. 2008년 6월부터 근무를 시작한 김윤희 씨는 죽녹원이 새해에도 전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기를 기원하고 있다.
새해 들어 3일간 연휴를 맞은 죽녹원은 말 그대로 ‘흥부네 대박’이었다.
특히 추위가 잠깐 누그러진 2일에는 관광객들이 일시에 폭증, 향교교를 중심으로 큰 차량 혼잡이 일기도 했다.
연휴 동안 관광객이 몰려들 것이라는 것은 이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단계이나, 이번 연휴의 경우 금요일과 토요일이었던 1일과 2일 이틀에 관광객이 집중돼 갖가지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폭주하는 관광객은 즐거운 비명과 함께 기록적인 매출을 남겼다.
1일부터 3일까지 죽녹원 공식입장객(유아 제외)은 16105명으로 1일 6285명, 2일 6425명, 3일 3395명의 입장객을 기록했다.
이는 나흘이었던 작년 신정연휴(1.1~4)와 대비할 경우 거의 ‘폭발’ 수준으로 연휴가 하루 적은 3일간이었음에도 3500여명의 입장객이 늘어났으며 입장료 수입도 성인기준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인상된 요금을 감안하더라도 2200여만 원이 늘어난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이러한 관광특수는 그대로 주변 식당가에 영향을 미쳐 들어오는 손님을 다 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점심시간을 중심으로 죽녹원 주변 식당가에 일시에 몰린 관광객들은 저마다 자리 잡기에 분주, 자리싸움을 연상케 했다.
관광객 송준열(54, 광주 봉선동)씨는 “죽녹원 주변 식당을 몇 군데 돌아보다가 자리가 없어 아예 담양공고 근처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며 “친구들과 단합대회 겸 새해 인사를 나누기 위해 죽녹원을 들렀는데 밀려드는 인파로 사람구경만 하게 됐다”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송씨와 함께 온 일행도 “담양군 측에서는 많은 관광객이 죽녹원을 찾으니 좋을지 몰라도 다리를 막 건너 나타나는 횡단보도는 밀려드는 인파로 제 기능을 잃어 위험하기 짝이 없고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몰려드는 입구와 산책로는 대숲 본연의 고요한 정취는 오간데 없고 인파뿐”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실제 인파가 가장 많이 몰렸던 2일 향교교 주변은 주차금지 구간인 교량 위에 버젓이 불법주차가 만연해 있었으며 전남도립대 입구까지 쭉 늘어선 주차차량과 불법노점상으로 인해 극심한 혼잡을 보였다.
또 관광객이 빠져 나가는 오후 4시경에는 죽녹원부터 담양공고까지 빠져나가는 데만 30분~40분 이상 걸리는 등 극심한 정체까지 보여 죽녹원 교통 문제가 더 이상 미뤄둘 수 없는 단계임을 나타냈다.
담양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타난 여러 가지 문제점을 거울삼아 이러한 점이 개선될 수 있도록 죽녹원 개발 방향이 계속 정리되고 있으며 향교리 주민들이 겪는 고통도 잘 알고 있기에 이에 대한 해결책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향교리 주민 A씨는 “죽녹원이 개발돼 흥행을 이어가고 있어도 이는 몇몇 식당들이 독점하고 있을 뿐 주민들은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며 “죽녹원 개발로 소음과 교통혼잡 등 주민들이 겪는 고통도 해결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죽녹원을 향해 밀려드는 인파로 인근 식당과 상점들은 매년 매출기록을 갱신해나가고 있는 반면 정작 죽녹원은 입구 다각화와 산책로 문제 등으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며 “흥행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데다 ‘흥행의 이면’인 향교리 주민들의 극심한 고통까지 더해져 전반적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서영준 記者
▲죽녹원을 담당하고 있는 박홍순 담당과 박문길 씨, 김윤희 씨기 수거된 회수권을 날리며 새해 첫 '대박'을 자축하고 있다.
▲ 매표는 발권기에 의해 자동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입장료 수입과 입장객 수가 정확히 산출된다.
▲ 박문길 씨는 죽녹원을 찾은 관광객이 산책로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눈을 치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한다.
▲ 바쁜 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포즈를 취해 준 김윤희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