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에서 1500!”
‘TV쇼 진품명품 출장감정’ 담양군 편
▲ 녹화가 끝나자 주민들이 몰려들어 저마다 가져온 물건을 감정 받고 있다.
“할아버지 때부터 전해 오던 물건이라 귀하게는 여겼는데 이렇게 높게 평가될 줄은 몰랐습니다.” 발갛게 상기된 모습의 송평수(50, 금성면 원율리)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송씨는 집안에 전해 오던 유품을 알아보자는 마음에 가볍게 갖고 나왔으나 돌아가는 발걸음이 갑자기 무거워졌다. 자신이 가져온 두 개의 도자기 중 하나인 ‘분청사기음각주병’의 평가액이 무려 1500만원이나 나온 것.
송씨는 “깨질까봐 다락방에 두었었는데 이제부턴 보관함을 새롭게 짜 멋있게 진열할 계획”이라고.
▲자신이 가져온 물건을 감정 받고 있는 송씨.
그런데 송씨처럼 ‘조상한테서 뚝 떨어진 행운’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주민들이 감정받기 위해 갖고 나온 물건 중 절반가량은 ‘TV 출연’도 못해보고 끝났다. 많은 양이 근대물이거나 중국산, 게다가 고서화의 경우 인쇄물 같은 이른바 ‘달력종이’도 많아 아쉬움만 되가져가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건 가품입니다. 가져가세요.”
이외에도 미암 유희춘의 후손인 유근영씨가 가져온 의뢰품은 평가위원들의 눈에도 단연 돋보였는지 첫번째 감정품으로 선정돼 녹화 첫 테이프를 끊었다.
유씨가 가져온 '만자(卍)무늬 책표지 인쇄용 목판'은 '정유년(丁酉年)'이라 제작연대가 음각돼 있어 그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있는데다 보관상태나 좋고 조각하기 어려운 박달나무 재질임에도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졌다는 호평을 받았다.
또 중국 명나라 병서인 <병학집>을 조선 정조 시대 들여와 평민들에게까지 쉽게 전달하기 위해 한자와 한글 언해본을 함께 엮어 수원 장영총에서 발간한 고서적이 감정위원으로부터 호평을 받았으며, 골동품경매장 운영자가 자신이 직접 구입했다는 병풍도 진동만 위원의 눈에 띄어 좋은 평을 받았다.
지난 16일 담양문화회관 소강당에서 100여명의 주민이 참여해 높은 관심 속에서 녹화된 이날 프로그램은 오는 4월 4일 낮 11시 KBS 1TV로 방영된다. /서영준 記者
▲3월 16일 녹화가 진행된 담양문화회관 소회의실.
▲녹화 전 의뢰품을 유심히 살펴보는 위원들. 점심으로 대통밥과 떡갈비를 먹은 위원들은 이날 매우 흡족해 했다고.
▲유근영씨. 그동안 ‘능화판’이라고 알고 있었으나 정확한 명칭이 아님을 알았다. 그냥 ‘인쇄용 목판’이라하면 된다고.
▲김해영씨. 감정결과 400만원이 나오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500의 주인공, 송평수씨. 자신이 가져온 두 점의 도자기 중 한 점은 주둥이 부분이 수리된 것이어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다행히 왼쪽 흰색도자기가 ‘대박’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