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月斷想/ “솔로몬의 지혜”
고대 헤브라이 왕국 제3대 왕으로 ‘평화로 충만하다’는 뜻의 이름을 지닌 솔로몬 왕은 갓난아이 소유문제로 다투는 두 여인을 재판하면서 진짜 어머니를 명쾌히 가려낸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도 지혜가 출중한 왕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구약성경 ‘열왕기 상’ 4장에는 솔로몬 왕의 통치 업적을 총체적으로 기술해놓고 있는데 특히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시킨 솔로몬 왕의 지혜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는 아버지 다윗 왕 시대에 주요 직책을 감당했던 자들을 그대로 임명하거나 그 후손을 중용함으로써 기존의 세력들을 끌어안았습니다. 아버지 시대 참모들의 아들들을 중용한 데는 구세력을 포용한다는 뜻도 있었지만 또 그만큼 그들이 아버지의 전문성을 이어받은 젊은이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원래 새 지도자가 들어서면 각료들이 대폭 갈리게 마련이지만 그래도 지혜의 왕 솔로몬은 진정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자기와 정치 노선이 달라도 옛 사람을 과감히 기용하는 넉넉함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솔로몬이 무조건 옛것만 그대로 끌어안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위해 새롭게 조직들을 신설했고, 이 조직들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유능한 새 인재를 많이 등용했습니다. 새 내각이 들어설 때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로만 채우거나 기존 세력이 거의 남아 있거나 하면 양극으로 치우치기 쉬운데, 솔로몬은 절묘하게 양쪽을 끌어안아 팽팽한 균형을 유지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솔로몬은 전국을 12개의 행정구역으로 나누고 이를 관할할 12관장을 세웁니다. 12관장들이 돌아가면서 1년에 한 달씩 왕궁에서 사용할 물자들을 제공하게 했습니다. 한 지역에만 왕궁의 물자 조달을 맡길 경우 지나친 부담으로 불만이 나오기 쉽고 왕이 한 지역을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정치적 부담을 안기 쉽습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1년에 한 달씩 12관장에게 골고루 책임을 나눠 줌으로써 불만과 특권의식을 동시에 잠재우는 절묘한 통치 방식으로 지혜롭게 인재를 활용한 것입니다.
최근 민선5기 담양군 첫 인사가 단행됐습니다. 민선5기 담양군을 이끌어 갈 최형식 군수의 군정철학과 향후 담양군정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케 할 이번 인사는 최 군수 취임 직후부터 대내외적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번 담양군 인사의 핵심은 한마디로 ‘개혁과 안정’의 조화로 대변할 수 있습니다. 민선5기 군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경영혁신 전략인 ‘뉴-담양플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업무와 성과중심의 경쟁력 있는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그에 걸맞은 인사를 위해 주요부서 직위에 대해 공개모집에 나서는 등 공정하고 균등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공직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더불어 공직사회의 주요 인사 요건인 연공서열을 무시하지 않고 선배공직자를 우대하는 인사와 더불어 소수직렬의 불이익 해소를 위한 세심한 배려도 담겨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흔히들 말하길 “믿고 함께 일할 동지가 많은 공동체가 건강한 공동체”라고 합니다. 이번 인사에서 주요보직에 발탁된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모두 담양군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공직자이자 새로운 군수와 함께 민선5기를 함께 항해할 동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인사가 담양군의 발전을 위해 뜻을 함께 할 동지들을 규합하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하려는 노력의 발로였다면 앞으로는 그들이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고 또 그들이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소신껏 일 할 수 있도록 절대적인 신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적극적으로 고무하고 격려하는데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한명석(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