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악칼럼/ “존재한다는 것은”
김신환(본지 편집위원)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 라이프니츠는 “존재한다는 것은 활동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동양에서도 이와 유사한 ‘생즉동’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직역하면 산다는 것은 활동한다는 것이지만 여기에서의 의미는 ‘인간은 일하며 살아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어떤 종교의 경전에서는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마라”고 했는지 모른다.
우리들의 삶에서 삶과 죽음이 따로 없다. 단지 활동이 없다는 것은 죽음과 다를 바 없다. 아울러 우리가 살아가는 존재이유와 사회적 가치가 바로 우리들의 하는 일에 달려있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직장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가족생계를 위한 수단으로서도 그렇지만, 일하는 속에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가치를 창출 하면서 생의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취업난이 심한 때에는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 본의 아니게 허송세월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또한 내 고향 곡성의 경우처럼 전형적인 농촌형 구조에서는 인력을 필요로 하는 산업형 구조에서보다는 일자리 갖기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환경 탓만 하고 가만히 있을 순 없다. 곡성의 환경에 걸맞는 기차마을이나 실버타운, 아울러 펜션 등과 같은 사업을 찾아 끊임없이 블루오션을 창출을 해나가는 한편 곡성지역의 기후 토질 등 특성에 맞는 무공해 농산물을 생산하고 비산업화에 따른 천혜자원을 친환경으로 활용하는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 시켜 나간다면 관광객은 물론 탈도시화를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죽곡의 실버타운 같은 곳에서 여생을 보내려 찾아 올 것이다.
여기서 대두되는 또 다른 문제는 곡성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들은 좀 더 성숙한 문화의식을 선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곡성사람 누구든 내방객에게 친절이나 상냥함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가 생산한 농산물은 속박이 없는 신뢰를 주어야 하며, 음식은 정성으로 만들어 맛좋은 음식을 가능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함으로써 우리 고장의 훈훈한 인심을 함께 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곡성의 각계각층 모든 분야에서 능동적이고 창의적이며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산업뿐만 아니라 세상의 이치가 제자리에 가만히 있어 되는 것은 없다. 스스로 변화하려는 의지 속에서 지속적으로 가치 상승을 추구할 때 변화가 가능하다.
세상에 실패한 직업은 없다. 다만 실패한 사람이 있었을 뿐이다.
그 실패의 원인은 다름 아닌 솔로몬의 외침처럼 모두가 사실은 자기 탓임에도 잘못된 것은 타인이나 기관의 탓으로 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은 자기 행위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우리들은 내 가족의 번영을 위하여, 자신의 행복을 위하여, 나아가 내 고장 발전을 위하여 무엇을 하였으며 무엇을 할 것인가를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할 때 우리 고장의 미래가 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