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F1, 전남도 그리고 담양군 농업예산”

김 재 욱(담양군농민회장)

2011-01-13     관리팀

농민들은 이상기후로 인한 쌀 생산량 30% 감소와, 쌀값 폭락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축산농민들은 구제역, 조류독감의 확산으로 공포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래 없이 계속되어지는 한파는 시설원예 농민을 비롯한 모든 농민들의 마음을 얼어붙게 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의 처지는 날로 어려워짐에도 지난해 12월15일 2011년 농업예산이 전년대비 1152억원이 감액된 체로 도의회를 통과 했고, 더불어 진보교육감의 등장으로 전남도의 무상급식을 비롯한 교육의 혁신이 기대되었지만 교육청 핵심예산 436억원이 삭감 처리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당일 상황은 사전에 충분히 예견되었기에 담양군 농민회에서는 본회의 심의 이전 수차례에 걸쳐 두 분 도의원에게 “파행적으로 편성된 2011년 전남도 예산안에 반대”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본회의장에서 담양지역 농민 5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동주 박철홍 도의원은 당당하게도 찬성하였습니다.

이에 우리 담양군 농민회에서는 이 사실을 군민에게 알리기 위해 지역신문에 기고를 하고, 뜻을 함께하는 8개 농민단체와 함께 현수막을 설치하였습니다.

이후 도의원께서 직접 농민단체장에게 전화 등으로 사과를 하였기에, 새해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지역민의 대변자 역할을 잘 하시길 기대하면서 일부 농민단체장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말에 현수막을 자진철거 하였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김동주 박철홍 두 의원의 해명기사를 지역신문에 기고하여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혀 주신 점에 대해서 한편으로 무척 반갑고,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또한 공개적인 사과에 대해서도 의미 있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해명내용이 핵심을 비켜나간 변명과 사실을 곡해하는 부분도 있기에 담양군 농민회의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히고자 합니다.

전남도의 농업예산이 전년대비 1152억(11%) 이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전남도와 우리지역 도의원들은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예산이 삭감되었고 정부의 보조금 축소를 그 이유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전남도와 도의원들의 주장이 대로라면 다른 광역지자체의 농업예산도 모두 삭감 되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충남 6.7%증액, 경북 12.3%증액, 경남 9.8%증액, 전북 6.1%증액 되었으며 반면 전남만 자그마치 11%나 감액 되었습니다. 결국 전남도나 도의원들의 주장대로 4대강이나 정부보조금 축소가 전남 농업예산 감액의 이유가 될 수 없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1월10일 담양군 농민회와 도의원 간담회에서 밝혀진 대로 전남농업예산 감액의 결정적 이유는 전남도의 무리한 F1대회 추진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남도의 F1사업은 전남도 농업예산을 줄여먹고 전남도 재정을 파탄 낼 수도 있는 정부의 4대강사업 축소판입니다.


담양군 농업예산은 어떠한가?


전남도 농업예산이 감액 편성된 결과 담양군 농업예산 또한 전년대비 12%가 감액되어 65억이 줄어들었습니다. 나락값은 20년 전으로 돌아가고, 시설원예 농가들은 연일 한파와 싸우며 연료비 걱정에 흰 머리가 늘고, 구제역과 조류독감은 축산농민들을 공포로 몰아붙이는데, 65억이 늘어도 시원치 않을 농업예산이 오히려 줄어든 것입니다. 이것은 F1대회를 위해 농업을 포기하는 전남도와 이에 동의한 전남도의회의 책임이며. 그 피해는 모두 우리농민들에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F1대회는 전남도의 효자인가? 웬수인가?


전남도는 2006년부터 F1사업에 부지매입, 공사비, 개최권료, 조직위인건비등으로 6,610억(추정치) 가량을 쏟아 붓고 작년(2010년)에 처음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수입으로는 대부분 강매된 티켓수익으로 고작 180억(예상)입니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F1대회는 지금대로 간다면 앞으로 2016년까지 개최될 것입니다.

매년 발생하는 비용은 개최권료, TV중계권료, 조직위 운영비용, 경기장유지보수비, 등으로 이자비용 등을 빼고도 매년 발생하는 비용의 합계가 대략 894억입니다.

반면 수익으로는 티켓판매 광고 기타의 방법으로 대회조직위 수익예상금액이 390억에 불과하여 매년 504억의 적자가 예상되는데도 묻지마 식 예산편성과 지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F1대회가 2016년까지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누적적자는 1조원이 넘어 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언론에 보도되었듯이 온통 부실공사와 계획에 턱없이 미치지도 못한 수익금, 그리고 아직까지 작년대회를 결산도 못하고 있으며, 감사원으로부터 감사가 진행 중이고 관련자는 책임을 물을 것 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담양군농민회에서는 두 도의원에게 F1예산에 대하여 결산이 이루어지고 감사원감사결과를 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안을 마련한 후 예산을 책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수차례 의견을 전달한바 있으나, 그 무슨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 운운하며, 결산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을 근거로 개최하는 것이 포기하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라고 주장하는지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이번 전남도 F1에 대한 묻지마 식 예산편성과 지원 그리고 전남도 의원들의 적극적인 동의로, 농업예산 1152억이 줄어들고, 그 결과 담양군농업예산도 65억이 줄어들어 그 모든 부담은 우리 농민들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게 되었습니다.

지난 1월10일 담양군농민회에서는 박철홍 김동주 두 도의원을 모시고 간담회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동안의 오해에 대하여 어느 정도 해소하고 소통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담양군 농민회는 이번 일련의 일속에서 교훈을 찾고 서로 지혜를 모아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기 이전에 서로 소통함으로써 더욱 성숙하게 지역민을 중심에 둔 담양 지역공동체를 가꾸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