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한파 속 백신 접종 현장에서 보내는 편지
염권철(고서면장)
오늘도 변함없는 하루를 시작합니다.
구제역으로부터 “청정 담양”을 지켜내기 위해 백신접종 준비를 합니다.
일요일 오후 5시, 군청 상황실에서 백신 접종 계획을 전달 받고 사무실에 돌아오니 6시, 기다리는 동료들에게 농담 한마디를 건넵니다. “우리 면은 그래도 타면에 비해 여건이 훨씬 낫구먼.”
저녁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전화기에 모두 매달려 축산 농가에 전화를 합니다. 예방접종을 이래서 꼭 해야 하고... 내일 오전 9시30분까지 면사무소 회의실로 나와야 한다는 것... 등등 같은 내용을 수 없이 반복하니 머리가 멍멍합니다.
다음 날 오전, 전화 통화한 농가 대부분이 면사무소 회의실에 모 였습니다. 일단 접종작업이 잘 될 것이라는 눈빛을 우리끼리 나눕니다.
백신 접종을 하면 뭐가 달라지는가, 출하를 하려면 꼭 접종을 받 아야 하는 점 등 궁금한 내용들을 미리 일사천리로 이야기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니 접종 팀을 구성하는 일이 순조롭게 되지 않습니다.
안되겠다. 이러다가 망건쓰다 장 파할라. 우선 접종 참여팀이 축사 한 곳에 모여서 시범 접종을 해보고 그 후에 상의하자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어떤 한우는 주인을 닮았을까. 순해서 접종이 쉬었습니다. 또 축사를 하는 분들이 앞장서서 접종을 하니 줄어진 맛에 재미도 있었습니다. 어차피 목표가 정해진 일이었으니까요.
접종을 마치고 소위 뒤풀이를 합니다. (*속 편한 사람들은 쫑파티라고도 한다네요) 건배 제의 내용은 “구제역” 하면 “끝내자”였습니다. 그리고 접종을 하면서 아쉬운 점은 가슴에다 묻기로 했습니다.
구제역 방역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공무원 그리고 주민들의 노력은 구제역 종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사상 초유의 구제역 위기 사태를 빨리 타파하고 상황에 맞는 방역시스템이 잘 갖춰져 질병 없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