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순천 보궐선거 결과는 호남인의 위대한 선택'
국회의원 김효석
이번 4.27 선거의 의미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자신감을 회복시켜 준 것이라 생각된다. 내년 대선에 우리는 희망을 보고 있지 않은가. 민심은 정권을 바꾸어야 한다고 하는데 정작 인물에서 한나라당의 박근혜 후보에 비해 20% 이상 뒤지는 상황에 우리는 절망해 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보았고, 20% 정도의 지지율차이도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순식간에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게 된 것이다.
이번 선거결과의 의미에 대해 많은 정치적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순천선거에 대해서는 비교적 무관심한 것 같다. 그러나 순천 선거가 우리 호남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전율을 느낄 정도이다.
이번 순천 선거에서 우리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았다. 대신 민노당후보를 야권 연합후보로 결정하였다. 사실 정당이 존재하는 것은 선거를 하기 위한 것이고,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정당이기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한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유권자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것일 수 있다. 그래서 나를 포함한 많은 호남정치인들이 반대의견을 냈고 순천에 후보가 없는 것에 대해 섭섭함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나 자신이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 호남인들의 정치적 수준에 다시한번 놀랄 뿐이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명망있고 거물급의 인사를 선택할 만 했다. 경남 김해을이 그런 경우 아닌가. 그러나 순천 시민들은 지역보다는 보다 큰 그림을 보았다.
민주당이 왜 후보를 낼 수 없었는가, 야권연대의 의미가 무엇일까,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찾아오는 길이 무엇일까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내린 결정일 것이다. 이번 선거의 공천과정에서부터 국민들은 쭉 지켜 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선택이 분당과 강원지사 선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우리 호남인들은 중요한 정치적 고비마다 전략적 선택을 함으로써 정치의 흐름을 돌려놓았다. 이번 결과를 보면서 우리는 노무현 후보 경선 때 호남의 선택을 떠오르게 한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순천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고, 김해을에서도 경선 룰을 국민참여당에 양보함으로써 민주세력의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믿는다. 이런 민주당의 모습을 국민들은 새롭게 보는 것 같다. 이런 일련의 결정은 DJ가 생전에 하신 말씀과 정확히 일치한다. ‘민주당이 양보를 하더라도 야권이 하나가 되어야 정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말씀이 생생하다.
그러나 아직 낙관은 금물이다. 아직 대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좀 된다고 하면 사람도 붙고 세도 붙게 된다. 그러면 오버하게 되고 실수를 하게 된다. ‘민주당이 달라졌네! ’ ‘한나라당보다 민주당이 하면 정치도 달라질 수 있겠네!’ ‘민주당이 하면 정책이 달라지겠구나!’하는 점을 국민들이 느낄 때까지 우리는 낮은 자세로 본격적으로 준비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