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이게 최선입니까?

2011-05-18     정종대 국장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재벌 2세로 나오는 주인공 현빈이 한 말이다.
이 말이 명대사로 인기를 끌면서 코미디 프로에서도 쓰이고, 사회 각 분야에 웃자고 빗대어 쓰이는 유행어가 됐다.

하지만 이 명대사를 심각하게 담양군 관계자에게 질문하고 싶다.

“담양을 대표하는 관광지 주변에 불법 노점상들이 활개를 치면서 공권력이 상처를 입고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해 아예 무시당하는 현실을 방조하는 것에 대해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라고 묻고 싶다.

처음에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 것은 아닌지, 방관하고 있다가 납세 의무 및 준법정신을 고수하고 있는 선량한 주민들과 상인들에게 도의적 피해를 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실제로 군은 지난달 28일 담양종합체육관 앞 불법건축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단행하려하자 오랜 기간 기싸움을 전개해오던 건축주가 갑자기 자진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하천부지에 설치된 불법건축물 중 일부를 철거했다.

이 과정에 문화체육과를 비롯 경영기획실, 건설방제·세무회계·지역경제·도시디자인·관광레저과와 담양읍사무소 등 8개 부서에서 70명의 공무원과 용역회사인 금성환경의 인력과 장비 등이 투입되어 점용허가기간이 만료된 하천부지에 설치된 판매장과 음식판매장이 철거됐다.

그러나 실추된 공권력을 바로 세운다는 행정대집행은 고급인력인 공무원을 이삿짐센터 직원으로 전락시키는 우를 범했다.

행정대집행에 나선 공직자들은 “노점상 뒤치다꺼리를 하기 위해 도서관이나 독서실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며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 행정의 발목을 잡을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상행위를 하는 대다수 상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공정한 사회 분위기 조성에도 역행했다”며 안타까움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같은 공무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죽녹원 앞 불법건축물은 사유지안에서 행정의 눈치도 보지 않고 이제는 당당하게 장사를 할 수 있는 발판을 확보(?), 담양을 대표하는 관광지 주변에서 사유지라면 행정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이 누구나 장사를 할 수 있다는 쓸데없는 희망을 심어주는 대표사례로 손꼽히게 됐다.

또한 겉으로만 초강수 행태를 보였던 담양군의 행정대집행이 실제로는 불법건축물에서 장사를 하는 이들이 편안한 가운데 영업을 하도록 주민의 혈세인 군비를 들여 꽃밭을 조성해줘 관광객들이 이곳을 더 찾게 되는 호객 효과를 거두게 하는 등 ‘민선 5기 행정은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다’는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죽녹원 앞 불법건축물 행정대집행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입구의 도로부지 무단점용 및 음식물 판매, 자전거 대여행위에 대해 지난 12일 행정대집행을 실시했으나 그 결과도 大同小異해 또 한번 웃음거리가 됐다.

주민들은 말 한다.

“공무원들이나 직장인들의 경우 수입이 유리알처럼 투명해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것에 비해 노점에서 상행위를 하는 이들은 번 돈을 그대로 자신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되묻고 싶다” 며 “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말도 이제는 바꿔야 될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정종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