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거제시 와황마을 맹종죽 테마공원
흙을 밀고 생겨난 죽순적 뜻을 그대로
무엇에도 개의치 않고 홀로 푸르러
구름송이 스쳐 가는 창궁(蒼芎)을 향하여
오로지 마음을 다하는 청렴의 대는
노란 주둥이 새 새끼 팔러들 듯 날러 앉으면
당장에 한 그루 수묵(水墨)향 그런 그림이 되고
푸른 달빛과 소슬한 바람이 여기 잠기며
다시 찾을 수 없는 유현한 죽림이 되다.
청마 유치환은 자신의 고장에 산재한 대나무를 소재로 시를 남겼다.
대나무가 많은 경남 거제시의 하청면에 들어서면 푸른 대나무가 산과 들에 펼쳐져 색다른 거제를 만날 수 있었기에 청마 유치환의 시심을 울리는데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거제시 하청면에는 164㏊ 규모의 맹종죽 숲이 있다.
맹종죽은 중국 원산지의 대나무로 죽순을 식용으로 사용해 죽순대라고 불리는데 거제시민은 물로 처음 거제를 찾는 사람도 왜 거제에 대나무 밭이 지천이지 하는 의구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거제맹종죽영농조합법인 반한일 감사는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대나무중 대표적인 것으로 맹종대, 왕대, 솜대, 오죽, 이대, 조릿대 등이 있습니다. 특히 맹종죽(孟宗竹)은 대나무 중 가장 굵게 자라는 것으로 지름이 20센티미터가 넘는 것도 드물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키는 왕대보다 작으며 마디가 짧고 잎이 작아서 여느 대보다도 섬세하고 아름다운 느낌을 주며 마디에 테가 하나씩만 생기고 죽피(대나무를 싸고 있는 껍질 -죽순이 자라면서 곧 떨어진다)는 녹색이며 흑갈색의 반점이 있는 것이 특색이다”고 대나무전문가 답게 맹종죽의 장점을 설명하는데 거침이 없다.
반 감사가 맹종죽에 대한 절대 신뢰를 보이는 것은 맹종죽의 맛이 좋아 식용죽 이라고도 하며 죽순을 통조림으로 가공하여 시중에 내놓을 정도로 대나무를 활용한 최초의 가공식품이기 때문이며 중국이 원산지이지만 우리나라에는 1898년 일본을 경유해 유입되어 거제도 하청면이 처음 뿌리를 내린 곳이기 때문에 각별함은 유독하다.
거제맹종죽영농조합법인의 홍보자료에 따르면 옛날 중국 맹종이라는 사람이 효심이 뛰어났는데 늙은 어머니가 병이 들어 다른 음식은 모두 마다하고 꼭 죽순요리를 먹기를 원했다.
맹종은 눈 쌓인 대밭에 꿇어앉아 죽순이 솟아나도록 천지신명께 밤낮 빌었더니 맹종의 효심에 하늘이 감동했던지 눈밭에서 죽순 몇 개가 솟아 올라왔다. 그 후로 맹종죽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는 것.
이 맹종죽이 거제에 들어 온 것은 거제 농촌의 자급자족 및 부흥에 앞장선 소남 신용우 선생이 127년 일본 산업시찰시 거제 기후에 적합한 맹종죽 세그루를 가지고 귀국, 2그루 생육과 재배에 성공한 것이 계기가 되어 하청포구의 야산을 대나무 숲으로 탈바꿈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그러나 80년대까지 만해도 높은 가격으로 죽순이 일본으로 수출되어 죽림농가들에게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지만 90년대 들어 값싼 중국산에 밀려 명맥이 끊길 것으로 우려됐지만 최근 들어 거제시는 맹종죽을 활용한 관광 자원 활성화에 진력을 다하고 있다.
거제시는 대나무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은 진주나 하동이지만 대나무의 상품화, 관광상품화가 가장 앞선 담양이 제일 먼저 연상되는 것에 상처를 받고 있는 것을 만회하기 위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거제시는 맹종죽 관광 상품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맹종죽 관광체험 상품화 사업 기본계획을 수립, 하청면 실전리 와황마을 중심으로 인근 제석산 일대에 맹종죽을 연계 한 테마공원과 죽림욕장(竹林浴場)을 조성코자 3년간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총 3억원을 투입, 주민과 행정의 합심으로 ‘숨소슬 거제맹종죽 테마파크’를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맹종죽 숲을 중심으로 제석산 일대에 대나무 조각을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예술의 숲'과 `놀이의 숲', 산책로가 깔린 `치유의 길', 편백나무로 둘러싸인 `명상의 숲', 돌탑을 쌓아놓은 `소원의 숲' 등 5개 주제가 있는 공원을 조성중인데 지역 향토자원을 관광사업으로 발전시킨 첫 사례라 할 만하고 주민들도 거제맹종죽영농조합법인(대표 여창모)을 구성해 직접 참여하고 있다.
테마파크가 맹종죽을 활용한 하드웨어라면 캐릭터와 가공품 개발 등 소프트웨어 사업도 활방하게 진행중이다.
통합 브랜드는 ‘숨소슬’, 품질확립을 위한 지리적표시제 등록도 마친지 오래이고 가공품으로 댓잎차와 댓잎환을 개발하고 장아찌 일품메뉴 즉석메뉴 등 식가공품도 개발중이며 캐릭터 ‘다숨이’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맹종죽을 이용한 다양한 관광상품에 개발에 착수했으며 대나무 고장 담양을 위협 할 정도이다.
캐릭터 다숨이는 청정한 자연환경속에서 자라는 맑고 순수한 죽순의 이미지를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표현한 것으로 자연 대나무 역동 생명을 초록으로 형상화했으며 기운 의지 활력은 노란색으로 디자인해 기본형과 응용동작 18종과 홍보 광고 판촉 등 기획목적에 따라 사용 가능한 제품 응용형 8종 등 총 26종으로 태어났다.
이처럼 거제시가 대나무를 활용한 관광자원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최근 들어 거제 남부중심의 관광행태에 거가대교 개통으로 북부권이 부산시에 가까워지면서 관광의 한축을 담당하여 체류시간을 늘리고자 100면 규모의 주차장과 편의시설 확충에 매진하고 있다.
맹종죽 테마파크의 장점은 에코 어드벤처에 집약되어 있다.
오리 갈매기 기러기 3 코스로 운영될 어드벤처 공간은 담양의 죽녹원이 사색의 공간으로 정적인 것에 반해 이곳은 자연과 벗하며 남녀노소와 가족, 직장인들이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는 곳으로 뿌리 내릴 것으로 분명하며 삼나무와 소나무 대나무가 어우러진 곳에서 펼쳐질 서바이벌장도 인기를 독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나무가 해풍에 사각거리는 소리와 어우러져 거제의 푸른바다가 조화를 이룰 경우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과 추억을 만드는 장소로 각광 받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지만 맹종죽테마파크도 태생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3만여평의 부지가 거제시 소유가 아니라 8명의 개인 소유로 이들로부터 10년간 무상으로 임대해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이 계륵으로 변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별 다른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 못하지만 이곳이 보유하고 있는 장점이 이를 상쇄하고 남을 정도로 매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또한 담양에서 기 출시한 댓잎차와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가공식품과의 변별력을 가지는 것이 맹종죽 테마파크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고 담양군도 공통적으로 해결할 공동과제이기 때문이다.
/정종대 양상용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