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평고 선이준 학생, 서울대 의예과 합격

2023-12-27     김고은 기자

지난 11월 16일, 킬러문항 배제에도 역대급 불수능이였다는 말이 나온 수학능력시험. 이날 가채점을 하며 만들어진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도 환호성을 지르며 복도를 뛰어다닌 친구가 있었다. 

창평고 3학년 선이준.

그도 수능 시험 답안을 맞춰보며 썩 좋지 않은 기분이었지만 그 날은 서울대 의예과 수시 1차 합격 발표날. 

이전에 고려대, 성균관대, 전남대 등 여러 학교에서 이미 불합격 통지를 받은 뒤라 서울대 역시 큰 기대를 하지 않으나 합격자 조회에서 보이는 낯익은 수험번호. 

그 간의 작은 실패들은 큰 도약을 위한 원동력이였구나 싶은 마음에 마음 고생이 싹 사라져 복도를 뛰어다니며 개운한 마음의 환호성을 질렀다. 

담양에서 나고 자란 그는 동네 어르신, 친척들이 농사일을 하며 나이가 들며 관절로 고생을 하고 수술을 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그래서 퇴행성 관절염이 잘 오는 슬관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의사에 대한 꿈이 단단해졌다. 

본격적으로 학업을 시작하면 관심 과에 대한 변화가 생길 수는 있겠지만 어릴 때부터 공부하고 싶었던 의술에 발을 디딘 그는 누구보다 더 열심히 배우고 공부해 주변인들과 주민들을 위한 의술을 펼치고 싶다고 말한다.

입학 전까지 휴식시간을 맞이한 그는 “친구들과 짧은 여행을 다녀 온 뒤 미리 TEPS를 공부해두고 앞으로도 길게 펼쳐질 학문의 길에서 흔들림 없이 나아가기 위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악기를 배우고 싶다”고 한다. 

공부하다 안풀리는 문제가 있어 짜증이 날 때에도 “어차피 내가 해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아 끝까지 붙잡고 공부했다”는 선이준 학생을 위해 그의 어머니는 “이준이가 학교와 기숙사에서 집중도 높게 공부하며 고생하니까 집으로 오는 주말에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쉬는 것에만 주력할 수 있게 했다” 말했다. 

전남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창평고이지만 특히 올해는 광주 전남 최다 서울대 합격자 4명을 비롯해 사관학교 최종합격 14명 등 입결이 더욱 좋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입모아 말하는 학생과 교사들이 만들어내는 면학 분위기가 아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좋은 토양이 된 것이다. /김고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