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月斷想/ “지역에 필요한 사람을 뽑자”
한 명 석(발행인)
언론매체의 발달로 광고는 어느덧 우리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았다. 한때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는 광고 탓에 초등학교 시험에서 “다음 중 가구가 아닌 것은?”이라는 질문에 상당수 학생들이 침대를 선택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2000년대 초에는 한 탤런트의 ‘부자되세요’란 광고 속 멘트가 인구에 회자되면서 일상적인 인사말로 유행하기도 했다. 그만큼 광고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많은 비용을 들여 자사 제품이나 기업을 알리기 위한 이미지 광고를 하게 됨으로 어느정도 과장이 따르게 되고 때로는 충동구매를 유발해 소비를 조장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따금 가슴이 뭉클해지는 아름다운 내용의 광고도 있다. 국내 모 증권회사의 ‘사랑의 연탄은행’ 광고나 모 그룹의 ‘함께가요 희망으로’란 광고가 대표적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오래전 일본의 한 중소기업이 다음과 같은 광고를 한 적이 있었다. “우리 기업은 우리 고장을 위해 조그마한 보탬이라도 되고자 우리지역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결과 우리 고장을 가로지르는 철도 건너편에 초등학교가 하나 있는데 학교를 가기 위해 건너야 하는 건널목에는 간수가 없어 매년 어린이 몇 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같은 사건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건널목에 차단기를 설치하는 한편 기관사가 멀리서도 어린이를 잘 식별할 수 있도록 어린이들에게 노란색 모자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 광고 말미에 조그맣게 기업의 이름을 실었다.
이 광고가 나가면서 이 기업의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기업은 진정으로 소비자와 지역사회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노력했고 또 기슴에 와닿게 대처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작금의 시대는 옳고 그름을 쉬이 분별할 수 없는 가치관의 혼돈 속을 헤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正)과 부(否)의 한계가 어디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 혹은 바르게 사는 것인지 해답을 구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모두가 제 잘났다고 목청껏 떠들어대는 세상이지만 누구도 그말을 곧이곧대로 믿거나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오직 자기 주장만 옳고 다른 사람 주장은 그르다는 이분법적 사고가 팽배할 뿐이다. 서로 헐뜯고 깔아뭉개야만 직성이 풀리는 한풀이 망령들이 우리들을 옥죄며 끝없는 싸움을 충동질하고 있다.
오는 10월 16일 곡성군수 재선거가 실시된다. 다음달에는 추석 명절이 끼어있어서 자연스레 밥상머리가 선거이야기로 장식되리라는 것은 불보듯 자명하다. 그런데 벌써부터 특정후보에 대한 비난이 난무하고 음해성 루머가 나돌고 있음은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혹여 자신을 과대포장해 과장광고하는 후보나 진정한 군민의 소리는 듣지 못하고 자신의 목소리만 높이는 사람을 뽑아서는 안되겠다. 군민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지역을 이끌어 갈 포부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갖추고 있는, 군민에게 진정으로 신뢰를 주는 지역에 꼭 필요한 사람을 뽑아야겠다. 무릇 선거란 누가 더 못나고 나쁜 사람인가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누가 더 지역에 필요한 사람인지를 가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라건데 오는 10월 16일 실시되는 곡성군수 재선거가 곡성군민들에게 증오와 갈등의 장막이 아닌 새로운 기대와 희망이 넘쳐나는 새 시대의 서막으로 장식되기를 기대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