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마을에서 교육력을 강화하는 곡성 마을교육공동체 

2. 항꾸네 마을학교, 남다른 생태텃밭정원교육   

2025-01-02     김고은 기자

기획특집/마을에서 교육력을 강화하는 곡성 마을교육공동체 
2. 항꾸네 마을학교, 남다른 생태텃밭정원교육   

겸면의 항꾸네 마을학교는 다른 마을학교와 다르게 지역에 학교가 없어 인근의 삼기초등학교, 곡성고등학교, 전남조리과학고등학교에서 ‘생태텃밭정원’ 수업을 하며 곡성을 아이들을 생태수업으로 크게 아우른다.  

청년 자자공(자연,자립,공유), 화목난로 등 청년들과 더불어 지역친화적 사업을 펼치고 있는 항꾸네 협동조합에서 생태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지역 활동가와 교사, 학부모가 모여 학교텃밭을 하면 좋은 점, 학교에 어떻게 정착을 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를 하다 항꾸네 마을학교로 탄생하게 됐다. 

‘생태텃밭정원’은 크고 좋은 수확물을 목표로 하는 농사가 아닌 생태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교육을 한다. 

그래서 경운을 하고 비닐 멀칭과 비료와 농약을 쓰는 일반적인 텃밭수업을 지양한다.   

생태텃밭정원의 기본 모델은 텃밭을 여러 가지 생명이 존재하는 하나의 생태계 표본으로 본다. 관행적인 농사법에서 벗어나 토양 생태계와 적절한 기후, 곤충들의 먹이 그물 속에서 개체 수 조절을 스스로 해내는 원리를 아이들이 텃밭을 일구며 깨우치게 하는 것이 수업 목표.   

또 텃밭 안에 벌들이 머물며 수정을 할 수 있도록 봄부터 가을까지 피고질 수 있는 꽃을 쭉 심어두고 조그만 웅덩이를 만들어 수련을 심어 ‘곤충호텔’을 만들어 숨어서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안

그래서 생태텃밭교육이 아닌 ‘생태텃밭정원’이다. 

또 농사라고 구획을 두지 않고 생태 원리를 배우고 생태 윤리나 사회적 문제까지도 같이 고민하는 수업을 한다. 

초등학교 교육 과정 중 ‘동물의 한 살이’와 ‘식물의 한 살이’라는 과목에 맞춰 다수의 학교에서는 병아리와 오이를 키운다. 교육이라는 목적에 맞춰 병아리를 키우는 것은 좋지만 커버린 뒤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을지 토의를 한다. 
고등학교는 동아리 활동시간에 생태텃밭정원 활동을 하는데 조리과학고는 팜투포크(Farm to Fork)를 표방해 건강하게 기른 먹거리를 직접 요리해 먹는 활동을 한다. 또 곡성고는 학업에 집중할 시기인 만큼 본격적인 생태수업은 어려워 생태텃밭정원에서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다른 생명들에게 위해를 주는 모습은 지양하고 살아가야 된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정도의 수업을 하는 등 연령과 교과에 맞춘 수업을 하고 있다.

2020년부터 생태텃밭정원수업을 준비할 때는 눈높이를 어떻게 맞춰야 할지 막막했다. 그림책을 가지고 보여주기도 하고 영상을 보여주기도 하다가 교사들과 ‘이런저런 내용으로 수업을 합니다’라고 교류를 하다보니 스며들게 되어 지금은 초등학교에서는 학기 시작 전에 교사들과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어떤 내용이 교과에 있으니 이 부분을 마을학교 수업에서 연계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준다. 관련 내용을 진행하면 수업시간에 교과에 맞게 수업을 하면서 연계과정으로 뻗어간다.      

삼기초등학교는 항꾸네 마을학교 덕에 생태텃밭정원교육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다른 학교들은 텃밭수업을 담당하는 교사에 따라 방향성이 바뀐다. 그래서 미래교육재단에 제안을 해 교육농 양성과정을 만들어 2기수를 배출해 냈고 이들은 11개 마을학교의 생태텃밭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생태텃밭정원교육이 홍보가 되었고 흥미를 느끼는 교사들이 참여했다. 

이탈리아나 뉴질랜드 등지에서는 기후 생태문제에 관한 교육이 정규 과목화 되었고 의무교육 시간이 마련되어 있다. 교육농 양성과정에 참여한 고등학교 교사들에게 고등학생들도 원한다면 이런 교육을 해주겠다고 하자 흔쾌히 받아들여 조리과학고와 곡성고에서도 동아리 수업으로 진행하게 됐다. 초등학교 때 생태텃밭교육에서 느낀 흥미가 사그라들지 않고 청소년기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 

문영규 대표는 “아이들에게 1년에 한두 번 고구마 수확하는 체험을 시키고 딸기를 따는 것으로 농촌을 체험했다고 하는 것으로 생태교육을 했다고 넘어가는 것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생태계와 관계 맺는 것을 새롭게 하고 일상적으로 받아들이게 해야 기후위기를 조금 더 슬기롭게 극복하고 대처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삼기초 안에 생태텃밭정원을 만드는 것을 제안했고 교과연계와 고려한 진행과 확정성까지 안착하게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항꾸네 마을학교에는 청년들을 위한 ‘자자공 프로그램’을 통해 귀농·귀촌을 한 이들도 스무 명이 넘는다. 
아이들에게 생태텃밭정원을 하는 것도 곡성으로 온 청년들이 다시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한 이유이기도 하다. 기후위기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농촌에서 교육이 스스로 바뀌기만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 항꾸네 마을학교가 나선 것이다. 

내년에는 삼기초에서 10여 키로 떨어진 오산초에서도 생태텃밭정원교육요청이 들어왔다. 기후위기 시대를 극복하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먹거리에 대한 생각과 행동 양식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항꾸네 마을학교의 노력은 끊이지 않을 예정이다. /김고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