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기초연금 출생의 비밀

홍 은 주(국민연금공단 북광주지사장) 

2025-09-01     담양곡성타임스

출생의 비밀이라고 하면 어디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일이지만 기초연금에도 남다른 출생의 비밀이 있다. 기초연금은 1998년 실시했던 ‘경로연금 지급제도’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내가 어렸을 때 할머니가 받으셨던 건 ‘공짜 버스 승차권’이 전부였던 것 같은데... 할머니도 경로연금을 받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런데 그 경로연금이 2008년 수급대상과 혜택이 확대된 ‘기초노령연금’으로 전환되었고, 2014년 7월에는 ‘기초연금’으로 출범하게 되었다. 이런 변천사로 인해서인지 기초연금을 아직도 국민연금공단에서 지급하는 노령연금과 혼동해 사용하거나 심지어는 기초노령연금이라고 부르는 분들도 있다. 

기초연금은 출생에서부터 국민연금과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2007년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된 것은 심각한 노인빈곤 문제를 국민연금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에는 국민연금 제도가 전 국민으로 확대된 지 얼마 안 된 탓에 연금을 못 받거나 받더라도 연금액이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국민연금의 기능을 보완하고, 심각한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초노령연금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기초노령연금 도입 당시 지급액은 월 10만 원 수준이었으나, 기초연금 제도가 도입된 2014년 7월에는 20만 원으로 인상되었고, 2025년 현재는 342,510원이다.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는 기초연금과 노령연금에 대해 정확히 살펴보자. 우선 두 급여는 지급하는 주체가 다르다. 노령연금은 국민연금공단에서 지급하며, 기초연금은 국가(지자체)에서 지급한다. 그리고 두 번째 다른 점은 본인의 기여 유무이다. 노령연금은 본인이 납부한 보험료를 기초로 지급하는 일명 ‘내돈내산’이다. 한편, 기초연금은 본인의 기여 없이 65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면 받을 수 있다. 세 번째, 노령연금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자가 수급연령에 도달한 경우 지급되며, 기초연금은 본인의 소득 재산 수준이 선정기준액(단독가구 228만원) 이하인 경우 받을 수 있다. 

기초연금은 생일이 속한 달의 한 달 전부터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을 해야 받을 수 있으니 반드시 신청해야 한다. 주소지 관할과 상관없이 전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국민연금공단 지사 또는 복지로(홈페이지, 모바일앱)를 통해 할 수 있다. 또한,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 얼마나 받을지 궁금하다면  ‘내곁에 국민연금’ 앱의 기초연금 모의계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07년 기초노령연금 도입 당시 200만 명에 불과했던 국민연금 수급자는 현재 700만 명을 넘었다. 국민연금 제도 시행 40년을 앞두고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간의 관계 정립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