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성 강한 자원봉사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연예인들이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거창하게 자원봉사 코디네이터까지 있어야 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관심이 있어도 의외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같은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해주는 코디네이터의 역할에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나눔의 미학을 실천하기 위해 담양자원봉사센터를 찾은 자원봉사자들이 코디네이터란 직함의 김효정씨를 처음 접할 때마다 공통적으로 느끼는 상황이다.

자원봉사자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의 허브 창구를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담양자원봉사센터는 김효정 교육코디네이터와 최주순 DB 코디네이터가 메신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자원봉사 코디네이터의 역할은?


교육 코디네이터는 자원봉사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 연구개발, 운용과 자원봉사자 상담관리, 자원봉사 의식고취 및 홍보를 담당하고 D/B 코디네이터는 자원봉사 D/B 구축 및 관리와 자원봉사종합관리시스템 운용(수요 공급 등 통계관리)의 업무를 도맡아 처리한다.

김효정 교육코디네이터의 설명에 따르면 ‘사회복지시설도 부익부 빈익빈이다’ 지원이 많은 곳이 있는가 하면 온정이 전혀 미치지 않는 단체들도 많아 쏠림현상을 예방하고 도움이 필요한 적재적소에 자원봉사자를 소개하는 자원봉사 코디네이터의 일이 자원봉사자와 사회복지시설 모두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

김씨는 “처음 봉사활동에 소극적이었던 사람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적극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며 “무턱대고 1회성으로 방문하면 뭘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 하루를 보내기는 경우가 태반인데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정말 도움이 되는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하고 봉사의 질을 점검하는 일이 주 업무로 부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녀는 “사회복지시설과 소외계층에서 제일 꺼리는 게 1회성 행사입니다. 한번 봉사를 하고 가버리면 이들은 더 깊은 외로움과 상처를 주게 되어 큰 선물 못지않게 지속적으로 찾아주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007년 7월부터 코디네이터 일을 하고 있는 김씨는 “봉사활동이라고 해서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해야 한다’는 말을 격언삼아 숨기고 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며 “드러내 놓고 하면 오히려 사회의 관심과 후원도 받을 수 있고 사람들에게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장점을 역설했다.

이같은 코디네이터들의 활약에 힘입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을 나누고자 하는 이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07년 7월말 기준으로 여성회관 수지침봉사회 12명을 비롯 2690명의 개인회원에 불과하던 자원봉사자 단체와 수가 올해 2월말 현재 59개 단체 5361명 및 개인 봉사자 1134명 등 총 6495명으로 대폭 증가하여 지역사회 주민들의 복지증진이 목표인 자원봉사센터로서는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개인보다 소모임이나 기업, 공직사회, 여성단체, 대학생, 가족봉사단, 종교단체의 참여가 늘고 있고 있는데 이는 전반적인 복지의식이 높아진 것으로 건강한 변화를 반증하는 사회지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특히 개인도 물론 중요하지만 단체가 가지고 있는 인적, 물적 자원들과 파급력을 생각한다면 이웃들에게 좀 더 보탬이 되기 때문이고 주 5일 근무제의 시행으로 휴일을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닌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생활하는 이웃들과 더불어 보내고자 하는 이들이 더욱 늘어난 것은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원봉사의 魔力에 빠져 있는 이들 덕분에(?) 시간 여유를 좀 더 갖게 된 다른 봉사단체와 달리 자원봉사센터 코디네이터들은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바빠졌다.

* "봉사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담양군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봉사단체중 눈길을 끄는 단체가 여럿 있다.






독실한 크리스천들로 구성된 옥합봉사단(대표 박형술)은 고서 주산리 박모씨의 낡은 싱크대를 고쳐주고 장판과 벽지를 새단장 한 것을 비롯 외롭게 홀로 사시는 이모씨(고서 원강리), 정신장애우인 백모씨, 보훈가정 엄모씨, 장애인 가정 천모씨가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 할 수 있도록 구슬땀을 흘렸지만 봉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얻은 사랑하는 마음과 웃음으로 피곤의 무게를 훌훌 털어 버리고 이들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조용한 날개 짓을 하고 있다.






또한 스님, 택시기사, 자영업에 종사하는 이들로 구성된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들(대표 이현화)’은 월산면 할아버지의 숙원사업인 주택 주변 정리를 위해 회원들의 회비를 갹출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말끔히 단장, 인고의 세월을 지낸 이의 주름진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도록 하는 등 참봉사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그리고 관내 청소년들에게 우리 음악의 소중함을 알리고 올바른 인성을 함양토록 하기 위해 무료 봉사의 길을 자청하고 나선 이소영 선생이 교육에 전념 할 수 있도록 교육생 모집은 물론 교육공간을 제공한 것도 자원봉사 코디네이터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 주 5일근무제를 맞아 가족들과 봉사 활동에 나선 가족봉사단을 안내하는 것도 이들의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비가 내린 가운데도 불구하고 도배 작업 및 청소, 수지침 봉사 활동을 전개하여 몸은 천근만근 무거워졌지만 마을 어귀까지 배웅 나와 ‘오늘 고마워, 잘들 가’라는 정감 어린 말과 더불어 간식으로 내놓은 감자를 묵은 김치에 싸서 먹으며 인정을 함께 나누면서 봉사의 기쁨을 만끽토록 한 것도 중요한 결실중의 하나이다.


이같은 상황을 접한 봉사자들의 공통점은 눈시울은 붉어지고, 목이 메이며 가슴이 뭉클해지고 봉사활동을 끝내고 뒤돌아 나올 때면 발걸음이 무거워 떨어지지가 않는다.

나라님도 어쩌지 못한다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비롯 신체적·정신적 건강상의 어려움, 이농현상으로 인한 가족 기능의 상실 때문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은 아직도 너무나 많은데 비해 봉사의 손길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원봉사 활동을 전개한 이들은 “처음 봉사활동은 나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설렘, 나로 인해 변화하는 이웃들이 있다는 기대감에서 시작했다. 물론 언제까지 잘 할 수 있고, 지속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도 함께 안고 시작했지만 ‘안한 것보다 100배 낫다’는 삶의 진리를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 참 봉사의 의미?
이처럼 자원봉사 코디네이터들은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웃을 선정하고, 봉사자들 개인적 특성과 자원에 맞는 이웃을 결연하여 지속적인 봉사활동과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고심하고 있다.

이들은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원봉사’ 하면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찾아가 빨래를 하는 등 힘든 일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다” 며 “쉽고 재밌는 일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하면 자원봉사 전반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그러다 보면 육체적인 분야든, 정신적인 분야든 자원봉사활동도 별로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된다”고 자원봉사의 노하우를 전수하는데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전업주부나 퇴직한 사람들도 자원봉사를 시작할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
아이들이 자라 자신의 품에 늘 매달리던 일이 없어진 사람들은 일시적으로 정신적 공황 상태를 겪게 되는데, 자원봉사는 ‘자신도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존재’임을 인식시켜주기 때문에 자신에게도 큰 힘이 되고 퇴직자들을 위한 자원봉사자 교육 프로그램도 많으므로 잘 활용하면 오히려 자신에게 더 큰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세상은 이들의 힘으로 아름다운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복지수요에 대처해 나갈 재교육의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일부 자원봉사자의 경우 ‘생색내기용’ , ‘사진찍기용’으로 자원봉사의 본질을 흐려 놓는가 하면 수혜자들도 직접적인 금전지원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등 시대가 흘러도 바꿔지지 않은 병폐가 아직도 존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의 노력으로 인해 자원봉사 참여율은 미미하게 늘어가고 있으나 전 세계를 꽁꽁 얼려버린 경제 빙하기로 인해 지갑은 물론 가슴까지 빗장을 걸어 굳게 닫힌 것을 다시 열어야 하는 지상과제가 새롭게 주어진 것도 이들의 어깨를 짓누른다.

그러나 이들과 함께 봉사의 땀을 흠뻑 흘린 사람들이 있고 도움을 받은 이들이 고마움을 적극적으로 표출하여 세상을 포근히 감싸고 있기 때문에 외롭지 않다.

한편 담양군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자에 대한 교육과 자원봉사 수요처 발굴 및 자원봉사 프로그램 개발, 보급 활동에 주력하게 되며 유관 복지기관 등과 연계하여 적극적인 자원봉사활동을 펼치는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정종대 記者

저작권자 © 담양곡성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