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는 블루오션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날이면 날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죽녹원 인근에 자리한 식당들이 요즘같은 지독한 불황속에서도 손님이 넘쳐 특수를 누리는 것은 다 최형식 前군수 덕분이지.”

“죽녹원이야 말로 최형식 前군수가 해놓은 사업들 중에서 대표적인 성공작이지. 죽녹원 덕분에 관방제를 비롯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에도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것이제.”

최근 1박2일 프로그램 방영 후 전국적인 지명도를 재확인한 죽녹원을 태동시킨 최형식 前군수를 죽녹원에서 만났다.

이렇듯 폭발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죽녹원의 탄생과정은 그리 녹녹치만은 않았다고 한다. 최 前군수의 입을 통해 죽녹원의 설립배경과 죽녹원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련은 명품을 만들기 위한 産苦"


최 前군수는 “담양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것은 축제이고 광의적이며 추상적인 형태로 치러진 죽향축제 명칭을 대나무축제로 변경하여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천연의 무대인 관방제림과 담양천을 배경으로 한 장소 마케팅 차원에서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는 확신아래 시작했다” 며 “이같은 마스터 플랜의 근간이 될 대나무생태공원이 필요 했을 뿐만 아니라 일회성 축제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 축제로 발전하기 위해 죽녹원은 반드시 존재해야 됐다”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원대한 비전아래 2003년 죽녹원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토지 매수에 들어갔지만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극심한 반발과 함께 그동안 살아온 정치인생을 통틀어 가장 많은 욕을 얻어 먹었다” 며 “당시 주민들이 일 열심히 해라고 젊은 군수를 뽑아 줬더니 쓸데없이 대밭을 사는데 정신이 팔려 있다고 면전에서 혹평을 한 것을 비롯 언론에서는 대나무에 미친 사람이라는 뜻의 竹狂이라고 칭할 정도 였다”는 것.

특히 담양 군정의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는 군의회의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해 더디게 진행되자 대나무를 통한 지역 발전 가능성을 직접 확인토록 하여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중국과 일본의 대나무 공원에 대한 현지 확인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는 정공법으로 죽녹원 개발의 스피드를 올린 것은 지금 생각해도 천만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최 前군수의 시련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 ‘특정인을 위한 토지 매입이다’는 악의 섞인 소문으로 인해 민심이 요동쳐 주민들의 90% 이상이 죽녹원 개발에 반대하거나 거론 자체를 삼가할 정도로 부정적 기류가 주류인데다 평당 5만4000원-14만원에 해당하는 토지 매입비도 열악한 담양군의 재정 여건을 고려 할 때 죽녹원 개발의 확신을 흔들거리게 할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같은 불안심리를 “미래 담양의 경쟁력은 신이 주신 부존자원인 대나무와 정자문화의 조합을 통한 새로운 키워드만이 독특한 담양만의 문화자산이 될 것이다”라는 확신 속에 수없이 자신을 담금질 했다고.

여기에다 “살포시 부는 대숲 바람처럼 한국 사회에 웰빙 바람이 소리 소문없이 불어 이왕이면 멋진 곳으로 가서 구경하자, 기왕이면 맛있는 곳으로 가서 먹자, 돈이 좀 들어가더라도 사람답게 한번 살아보자는 ‘참살이 바람’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한 것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생태, 문화, 역사 한데 어우러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


죽녹원은 밖에서 보면 작은 언덕 정도로 보일지 모르지만 막상 들어가면 빽빽한 대나무 숲이 장관을 이룬다.

5만여평 넓이에 솜대, 왕대, 맹종죽 등이 서로를 의지하며 자라고 있고 운수대통길(440m)ㆍ샛길(100m)ㆍ사랑이 변치 않는 길(460m)ㆍ죽마고우길(150m)ㆍ추억의 샛길(150m)ㆍ성인산 오름길(150m)ㆍ철학자의 길(360m)ㆍ선비의 길(440m) 등 8개의 테마 산책로가 있다.

테마 산책로를 기획한 것은 스토리텔링을 통한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숨은 의도가 담겨있다. 예를 들어 가족과 함께 걸으면 운수대통이 이루어지는 운수대통길, 연인과 함께하면 사랑이 변하지 않는 길, 사색에 잠 길수 있는 철학자의 길 등 싱크로드의 기능을 통한 죽녹원의 무한 가치 상승효과를 거둘 것을 기대하고 철저하게 기획됐다는 것.

죽녹원 입구에 푸른 기둥으로 팽팽하게 솟아 있는 청살문을 지나 돌계단을 한 칸 한 칸 올라 안으로 들어서면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대숲 향기에 매료되어 정신이 알싸해진다.

구불구불하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절히 조화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초록의 생기가 몸으로 흠뻑 스며든다. 바람이 불자 대숲은 듣기 좋은 소리를 만들어 낸다.

촘촘한 대숲 사이를 걷다 보면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대숲의 온도는 바깥보다 4~7℃ 정도 낮다. 이것은 대나무가 다른 식물보다 산소배출량이 많기 때문이다.

1시간 30분 정도면 넉넉한 코스지만 단지 대나무 숲을 보러 가기 위해서라면 이곳에서 특별한 매력을 느끼기 힘들 듯하다. 그러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숲을 둘러보면 그윽한 묵향 같은, 맑고 청신한 기운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을 맘껏 누릴 수 있다.

이같은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극대화하고자 죽녹원은 청정미가 진정한 가치라고 최 前군수는 강조했다.

그는 “단순하게 규모를 기준으로 비교를 해보면 드넓은 중국의 竹海와 견주기도 힘들지만 담양의 죽녹원은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독창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아름다운 생태와 정자문화, 가사문학, 관광지로서 손색이 없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기 위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진화를 멈추지 않지만 많은 이들을 끌어 당긴 自然美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도 그에 못지않게 기울여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아울러 성인봉 근처에 전망대가 자리를 잡았다면 담양읍 전경 뿐만 아니라 무등산, 불태산, 병풍산, 추월산, 금성산 등 담양을 감싸고 있는 절경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VIEW POINT로서 기능을 다 할 수 있었을텐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 했다.

마지막으로 최 前군수는 언론과 주민들이 지어준 竹狂이라는 호칭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대나무 고장 답게 담양에 대나무가 많이 심어져 담양 전체가 거대한 죽녹원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정종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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