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해하니 진짜 필요한 걸 만들어 달라”

홍수조절지, 아무리 봐도 야로가 있다. 설계도도 없는 판에 어떻게 주민설명회를 한단 말인가.
본인들 입으로도 예전과는 다르게 주민들에게 먼저 알리기 위해 주민설명회를 갖는다는데, 그럴러면 애초부터 함께 구상했어야지 어디다 만들겠다고 이미 정해 놓고는 언구럭질 하는데야 정말 밉상이다. 주민들 알기를 새마을운동 시절로 알고 있다.

정신상태가 그럴진데 주민설명회 제대로 됐을리 없다. 이장들만 불러 놓고 뭘 하겠다는 얘기인가. 정말 관련 있는 사람들은 예정지에 자기 땅이 포함된 사람들인데 주최 측은 정작 그 사람들이 설명회에 나와 있는지 어떤지 관심조차 없었다. 너무나 가식적인 행정절차 채우기였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온 한 고령의 노인이 불편한 듯한 말투로 물었다. “왜 하필 거기냐”고. 앉아있기도 힘들어보이던 그 노인이 그날 설명회의 핵심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수자원공사측은 정확한 답변 없이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노인의 집으로 찾아가 개별적으로 설명하겠다고 했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홍수조절지가 왜 거기에 들어서야 하는지의 당위성도, 기술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데이터도, 그 어떤 것도 내놓지 못했다.

무슨 질문만 하면 “아직 정확한 설계가 나오지 않아서”라고 하나마나한 설명회를 해놓고 나중에는 설명회를 몇 번했고 공청회를 몇 번했는데 이제와 주민들이 딴소리한다며 주민들 핑계 댈 것 아닌가.

심지어 담양군이나 면이나 할 것 없이 수자원공사에서 하는 일이라 전체 면적이나 사업비 정도만 알지 몇 농가, 몇 필지가 포함될지 대략적인 것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란다.

정부가 ‘4대강사업’하며 균형발전이라고 내놓은 상품이 ‘홍수조절지’인 것 같은데 그것으로 돈을 풀면 지역민들이 “얼씨구나”하고 받아들이는 시대가 아니다. 정말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그런 착오가 아니라면 분명 운하 수위 조절용 저류지이다.

영상강 최상류에 홍수조절지를 만들면 홍수조절지 이하부터 영산강 본류까지 유입되는 합수량은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인가, 설령 과학적인 설명이 있다하더라도 의심가는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4대강사업에서 경상도로만 예산이 집중됐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급조한 계획이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다른 것을 찾아보라. 담양 같은 작은 농도에는 필요한 것인 정말 많다. 담양에서도 ‘그랜드바겐’을 제안한다. 차라리 그 돈으로 전남도립대를 담양으로 반환해 달라. 밀려오는 관광객을 소화해 낼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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