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MOU 체결 … 국내 최초 ‘돔승마장’ 건립 구상
이달중 실무기획단 구성키로 … 사업규모 ‘대형화’ 예상

곡성군의 행보가 편자 박은 말발굽처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말산업이 고부가가치로 정평이 나 있는 상황에서 곡성군 당국은 국제대회 규모의 승마장 건립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레저스포츠와 고부가 녹색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말 산업’에 잔뜩 공을 들이고 있다.

◆관련 협회·기관 등 9곳과 MOU

곡성군은 지난 1일 대한승마협회와 전남승마협회 전라남도, 전남대학교, 전남과학대학, 곡성군교육지원청, 농협 곡성군지부, 곡성축협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들은 협약에 따라 말산업 육성방안에 대한 자문활동과 말 관련 정보 및 정책의 상호교류 등 유기적으로 상호협력키로 했다.

군은 특히 국제대회 규모의 돔 승마장 및 승마체험공원 건립 유치에 적극 나서기로 약속했다. 국제돔승마장의 경우 전남지역에선 전무한 실정이다. 군은 1차적으로 9만9000㎡ 규모로 건립한 뒤 향후 33만㎡ 규모로 건립할 구상이다. 아울러 이 일대에 승마레저공원도 함께 조성키로 계획을 세웠다.

군은 앞으로 말산업 육성을 위한 전문기관 용역을 통해 승마장 운영과 말 부유산업(마유, 마육) 육성방안 등을 추진한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말고기 전문식당 운영 등 관광산업과 연계한 말 트레킹코스도 개발한다는 방안도 담고 있다.

군은 이달중에 실무추진기획단을 구성하는 한편 내년 3월께 ‘말산업 마스터플랜’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양기 곡성군 미래전략단장은 “최근 한우가격 하락 우려와 자유무역협정(FTA) 등 개방 확대에 대비해 말 산업을 활용한 농가소득 증대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며 “말산업은 성장 잠재력과 부가가치가 높은 복합산업으로 손꼽히고 있는 만큼 말 관련 정보·정책의 교류 등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허남석 곡성군수는 “곡성군의 말산업 육성 MOU 체결은 각종 FTA로 위기에 처한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곡성군이 말산업과 승마레저관광의 메카로 우뚝 서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말산업과 관련한 곳은 1700농가, 2만7000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대부분 제주도에 집중(820농가, 2만1000두)돼 있다. 이 마저도 경마 중심시설인데 반면 승마시설은 태부족한 실정이다. 전남지역에서는 45농가에서 430여두의 말을 사육하고 있다.

◆지자체간 말산업 유치 치열 예상

그러나 말산업 유치와 관련한 인근 자치단체의 각축전이 뜨겁다.

담양군은 ‘말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통해 2015년까지 총 2500여억원을 들여 용도별 말 생산을 위한 목장과 승마장을 3곳씩 갖춘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 이미 ‘한국마사회 제5경마장 유치 추진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장흥군도 말산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목표 아래 한국말산업학회 등과 MOU를 맺었다. 특히 군청내에 ‘말 산업계’라는 별도의 전문 부서까지 새로 만들었다. 신안군은 ‘해변 승마’라는 특색있는 승마 육성방안을 내놓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곡성군이 마필산업 육성, 마분(馬糞)을 이용한 신재생 사업, 여기에 승마 트레킹 등 생활승마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는 담양·장흥의 말 생산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과 닮은 꼴이다.

이들 지역이 말에 얽힌 중복된 사업이 많다보니,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와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로 연결시키기 위해선 지역별 장점을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대한승마협회 김광원 회장은 “골프, 승마 스포츠가 최근 레저스포츠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면서도 “자칫 시설 규모를 대형화해서 실패를 본 사례가 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경북 상주 국제승마장의 경우를 빗댄 것. 상주 국제승마장은 시설건립에만 무려 220억원 이상이 소요됐지만 결국 적자경영을 하고 있는 형편에 놓여있다. 곡성군이 내놓은 돔승마장 구상안에 사업비가 제시되지 않았지만 상주의 사례보다 훨씬 많은 투자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곡성군은 임야가 발달해 말산업에 적합한 지역”이라면서도 “돔승마장 건립보다는 승마체험공원을 통해 관광에 연계시키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성재·조상현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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