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다곰 생활기지

중국의 국보급 판다곰을 보러가는 길을 따라 쭉 펼쳐진 죽림과 다랑이 논, 2층집은 아열대 기후인 사천성에서 살아가는 현지인들의 생활을 대변하는 것이지만 이국적 경치가 안개와 어우러진 몽환적 분위기기 온몸을 감싸 안는다.

시속 120km로 2시간 30분 가량 쉬지 않고 달린 끝에 도착한 것은 판다곰 생활기지이다.

판다곰들이 거의 야생상태에서 생활하는 곳은 해발 2500m 이상 위치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데 우리나라 동물원처럼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두 차례 밖에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관람료가 적지 않은 탓에 중국 사람들이 구경하기에는 벅찬 감이 있을 정도이다.

사천성 지진 전에는 입장료가 저렴해 많은 중국인들이 이용했으나 현재는 공원으로 조성하면서부터 공원 인근에 자리한 협곡에서 더위를 식히는데 만족하고 있다는 것.

판다곰 생활기지는 '비펑씨아(碧峰)'라는 국가기관이 엄격한 관리를 한다. 성격이 온순해 사람을 잘 따르는 판다곰은 전문사육사 '료우엔(兪姸)'이 따라 붙어 엄마처럼 보살피고 있는 데 주로 거주하는 숙소의 경우 여름에는 에어컨을 가동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호텔 못지않은 청결로 중국 주석의 생활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판다곰은 죽순만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주식은 소고기 이며 간식으로 제비집 증 진귀한 식재료로 만든 만두를 주로 먹으며 간간이 대나무와 당근, 사과 등 과일을 먹어치우는 놀라운 식성 덕분에 판다곰 1년 사육비에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고 한다.

특히 판다곰은 중국 정부가 국보급으로 분류, 국가차원에서 육성하고 있으며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데 하루에 약 40근의 참대나무잎을 먹어 치워 참대나무곰이라고도 불린다.

생활기지에 비치된 자료에 따르면 야생 판다곰의 평균 수명은 15세 정도이고 우리에서 양육되는 판다곰의 평균 수명은 25세 정도로 36세의 나이는 인간으로 따지면 ‘100세 노인’에 해당된다.

판다곰 생활기지에서 만난 판다곰은 눈처럼 하얀 백색과 검정의 黑白이 조화를 이룰 것이라는 상상을 무참하게 깨트리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조금 전에 죽순으로 식사를 한 덕분인지 몰라도 미동도 없이 낮잠을 자기 위해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게으름의 대표적 동물이며 만만디로 대변되는 중국인들의 생활상과 오버랩 되는 것이 중국을 대표하는 동물임에 분명하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자리를 옮겨 기지 내에서 사육하고 있는 판다곰을 본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신생아실을 방불케 하는 쾌적한 환경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는 것을 비롯 위생복을 입고 멸균처리 과정을 거쳐야만 아기 판다곰을 접 할 수 있도록 한 철저한 관리는 판다의 가치를 재확인케 했다.

이처럼 국빈급 대우를 받고 있는 판다곰이지만 1927년 프랑스 상류사회 귀부인이 중국 오지 탐험 후 강아지처럼 데리고 나간 것이 서방세계에 알려지면서 중국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려 이제는 외국과의 국교 수립후 임대하는 경우에도 전세기를 띄워야만 할 정도로 桑田碧海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과 서방 외교의 상징물인 판다는 지난 72년 미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한 쌍이 선물로 제공돼 양국간 화해의 징표가 됐으나, 이후로는 중국이 선물로 주지않고 비싼 임대료를 받고 있다.

판다 한 쌍의 연간 임대료가 200만 달러이고, 새끼가 태어날 때마다 한 마리 당 60만 달러가 추가되고 있어 코끼리보다 5배나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등 임대료 삭감 협상이 실패하면 '판다 논 그라타'(외교상 기피인물을 뜻하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에 빗댄 표현)가 선언 될 처지이다.

우리나라도 세계적 희귀동물인 중국산 판더곰 암수 한쌍이 94년 9월 23일 중국민항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 국내에 반입됐다.

용인 자연농원이 중국동물원협회와 맺은 판다곰 장기임대계약에 따라 국내에 들어온 이들은 키 1m, 몸무게 80kg으로 밍밍(明明,수컷)과 리리(莉莉,암컷)라는 이름을 가진 두살바기 암수 한쌍이다.


成都동물원과 重慶동물원 출신인 이들 판다곰은 成都 판다곰 사육기지와 天津을 거쳐 이날 김포공항에 도착, 간단한 환영행사 후 자연농원으로 옮겨져 인기를 독차지 했다.

이같이 중국은 물론 외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판다곰은 철저한 관리를 받는다.

사육기지에서 매년 30-40마리가 7월에서 8월경 태어나는데 올해의 경우 벌써 108마리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 이처럼 출산율이 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판다 영양공급 관련 연구의 발전과 인공수정, 유전학 연구, 자연 환경에 가까운 서식지 제공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덕분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판다는 서식지 파괴와 밀렵, 낮은 출산율 등의 이유로 멸종 위기에 처했는데 야생 암컷 판다의 경우 2-3년에 한번 새끼 한마리를 낳는 정도이며 가임기간이 1년 중 단 사흘에 불과하며 일부 수컷들의 경우 자연 번식에 아예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뿐만 아니라 보호구에서 사육되는 판다곰들의 경우도 출산율은 낮다.

현재 중국에 서식하는 판다곰은 1400여마리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중 100% 야생에서 생활하는 판다는 7마리 가량에 불과할 정도인데 인공수정을 통해 전문가들은 보호구에서 사육되고 있는 판다곰들의 개체 수를 300마리 이상으로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으며 중국 당국은 판다곰 개체 수를 계속 이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판다곰 사육기지 관계자는 "현재 우리는 매년 비슷한 수의 판다들을 번식시키고 있다"며 "판다곰의 수가 너무 적은 만큼 근친교배를 막기 위해 개체 수를 계속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판다곰 생활기지에서 만난 폴란드 관광객들은 “중국하면 연상되는 동물이 판다곰인데 익살스런 표정과 생태 환경을 직점 보닌 색다른 경험을 한 것 같다. 이번 중국 여행중 가장 최고의 추억으로 기억 될 것이다”고 입을 모았다.

가족끼리 이곳을 찾은 중국인들도 “TV에서만 보던 것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카메라에 소중한 순간을 담은 것은 획기적인 추억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고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이다”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처럼 판다곰은 단순한 생물에 국한되지 않는다.

판다곰과 불가분의 관계인 대나무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판다곰 생활기지에 인접한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매표소와 사육기지 출입구를 연결하는 셔틀버스와 택시를 도맡아 운영하면서 관광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중국 정부도 주민들의 생존권 보조차원에서 적극적인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은 담양관광 1번지로 부상한 죽녹원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는 향교 주민들에 대한 직간접적인 보상이 필요함을 인식케 했다.

또한 판다를 활용한 모자, 옷, 열쇠고리, 핸드폰 고리, 부채, 거울 등 팬시용품을 비롯 다양한 기념품 개발을 한 것처럼 담양관광을 대표할 여행선물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게 했다.

* 여류시인 설도와 대나무가 어우러진 望江樓

망강루(望江樓)는 성도시 동문의 바깥쪽을 흐르는 금강(錦江) 줄기의 한 자락에 대나무들이 무성하게 우거진 정원 속에 자리 잡고 있는데 약 13만 평방킬로미터에 이르는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이 누각은 당나라 시기의 유명한 여류 시인 설도(薛濤)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고적으로 다른 이름으로는 ‘숭려각(崇麗閣)’이고 불리우며 현재는 사천성 주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후세의 사람들이 이곳에 대나무를 심어 여류시인 설도에 대한 경의를 표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으며 이 대나무 숲에는 150여종의 대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듯이 죽종장을 연상케 하는 대나무 품종마다 이식 시기와 품종에 대한 설명들이 안내되고 있다.

1958년 중국 이남에서 옮겨 심은 관음죽을 비롯 줄기가 닭발처럼 생긴 대나무, 1961년 일본에서 들여온 대명죽들이 이제는 굳건히 뿌리를 내려 망강루를 구성하는 요인으로서 늠름하게 서있는 등 대나무수가 80%이상이어서 ‘죽자공원(竹子公園)’, ‘금성죽원(錦城竹園)’으로도 불러진다.

또한 대나무와 어우러진 각양각색의 바위들이 조화를 이루고 대나무를 배경으로 한 건축물들이 창연한 역사의 현장임을 입증하는 등 살아있는 교육의 현장으로서 기능을 다하는데 대나무는 일조하고 있다.

잘 가꾸어진 대나무를 따라 가다보니 설도(薛濤)라는 시기(詩妓)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기념관이 나온다.

안내 자료에 따르면 설도는 당대(唐代)의 기녀이다. 자는 공도(洪度). 태어난 해와 죽은 해는 정확하지 않지만 대개 770년과 832년쯤인 것 같다. 곳에 따라서는 태어난 해를 768로 보기도 하고 죽은 해를 841년으로 보기도 한다. 원적(原籍)은 장안(長安). 어려서 하급관리였던 아버지가 성도(成都, 중국말로 쳉두)에서 근무를 하게 되어 그곳으로 이주해 살았다.

8,9 살에 능히 시를 지을 줄 알았으며, 아버지가 죽자 가세가 기울어서 그랬다고 짐작되지만, 16세에 악적(樂籍-고급기생이 되는 것)에 올랐는데 음률, 시, 서예, 용모가 매우 뛰어나 당시 사천절도사가 그녀의 재능을 총애하여 교서(典籍을 교감하는 관직)에 까지 임명하려고 할 정도 였다고 한다.

비록 설도는 기녀였지만 일생동안 대나무를 자신의 지조에 견주어 너무 사랑하여 시를 통해 대나무의 미덕을 찬미하였고 이곳에서 약 500여 수의 시작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 현재까지도 88수의 그녀의 시가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학술대회를 통해 설도의 사상과 이념을 기리는 등 설도는 갔지만 설도의 작품에 남아있는 대나무는 중국인들의 가슴속에 연연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망강루가 인기를 끄는 것인 죽문화진열관도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국은 물론 아주 미주 태평양 등 세계적인 대나무 분포와 활용법을 일목요연하게 소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4대 죽해 및 10대 죽다의 현황을 사진과 함께 알리는 등 대나무의 모든 것을 여기에서 접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특히 죽편에 새긴 36계를 비롯 출사표 등 단편적인 대나무 공예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입체 죽제품, 대나무 뿌리를 활용한 조각은 대나무 문화의 본산임을 느끼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또한 입구에 설치된 대나무 조형물과 손오공을 소재로 한 서유기를 대나무를 이용해 표현함으로써 인도를 따라 가다보면 책 한권을 다 읽은 것처럼 세세하게 묘사한 것은 감탄을 금지 못하게 하고 있다.


담양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죽녹원에 대나무박물관을 이전하고 죽향문화체험마을에 가사문확의 정수가 담긴 詩碑를 집대성함으로써 관광객들에게 대나무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체험케 하는 것이 대나무 고을 담양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다가온다./양상용· 정종대 記者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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