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민(곡성군선관위 지도홍보주임)

얼마 전 국회에서 오는 4월 11일 실시되는 제19대 국회의원선거 지역선거구를 획정 발표했다.

그동안 이 지역에 출마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던 예비후보자를 비롯해 가족이나 관계자들의 허탈한 심정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과거에도 이 지역은 소위 게리멘더링에 의해 선거구가 변경된 전례가 있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같은 선거구 내에서 인구, 재정 등 모든 분야에서 확연한 열세에 처해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후보자들이나 유권자들이 선거에 대한 관심과 기대치가 어느 정도는 존재했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그때와는 전혀 다르다. 선거구획정이 있기 전까지는 나름대로 당선 가능성을 점치면서 활발히 지역을 누비며 활동했었고, 지역 유권자들도 이번 선거에 입후보한 예비후보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직접 후보자 캠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당대표 경선에서는 인구수가 많은 타 도시인 여수, 순천보다도 많은 경선선거인이 신청했던 만큼 이번 제19대 국선에서도 많은 유권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선거구획정 이후 지역여론을 들어보면 이번 선거에 무관심하거나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여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순천지역 후보자가 당선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상황에서 이 지역을 대표해서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이것이 투표 결과로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장담할 수는 없다.

물론, 유권자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비관만 하면서 현 상황을 회피하거나 포기한다면 이 지역은 더 이상 누구도 관심을 갖거나 끌어안아야 할 지역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될 것이고 결국은 소외된 곳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 지역을 대변하고 애정을 갖고 일할 사람을 원한다면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여 선거권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후보자들은 자신을 지지해준 표에 답하게 될 것이고, 차기 선거를 의식해서라도 이 지역을 위해 일하려 들 것이다. 또한, 이렇게 투표에 참여함으로써 후보자(당선자)에게 이 지역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명분이 서게 될 것이다. 그리고 유권자들이 이러한 지역주의를 극복해야만 후보자들도 더 이상 출신지역에 의존하려는 생각을 바꾸어 정책과 공약으로 심판을 받으려 할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수많은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며, 그때마다 유권자와 후보자들이 조금씩 변화된 모습을 보일 때 우리의 선거문화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선진인류 국가 대열에 한 발짝 다가와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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