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 석(발행인)

세 명의 야심만만한 정치인들이 해변을 걸으며 자신들의 정적과 싸울 전략을 논의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우연히 게를 잡고 있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은 게를 잡아서 버드나무가지로 엮은 바구니 속에 넣고 있었습니다.

정치인 중 한 사람이 바구니 속을 들여다보며 말했습니다. “이보시오. 바구니 뚜껑을 닫는 게 좋겠소. 그렇지 않으면 게들이 모두 기어 나와 도망쳐 버릴 것이요.” 그러자 게를 잡던 사람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걱정 마시오, 이 게들은 하는 짓이 꼭 정치인을 닮아서 한 마리가 기어오르려 하면 금세 다른 놈들이 달려들어 끌어내리니까 절대 도망가지 못합니다.”

이 이야기는 ‘오쇼 라즈니쉬’가 지은 ‘과녁을 향해 달리는 어리석은 인간들을 위하여’라는 책에 수록된 이야기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상에는 이런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비단 정가(政街)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조차 상대방을 끌어내리려는 쓸데없는 싸움에 삶을 낭비하는 경우를 종종 접합니다.

오는 4월 11일은 우리지역의 대표자를 뽑는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되는 날입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나름대로 자신을 한껏 색칠하고 포장해서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으려고 진열대에 오르는 상품과 같습니다.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해 튀어보려고 안간힘을 쓰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소비자는 쉬이 속지 않습니다. 과거에 이런 저런 모습의 과대포장, 알맹이 없는 포장에 많이 속아왔기 때문입니다. 정당이라는 포장, 학연·지연이라는 포장에 현혹돼 상품을 선택했다가 후회한 적이 어디 한 두 번이었어야 말이죠.

이번 선거는 사소한 인연으로 리더들을 뽑기보다는 거시적인 안목에서 우리 지역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만세불변의 대로를 다질 일꾼을 신중히 고려해서 선택해야 합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관찰력과 지적능력을 갖춘 인물을 가려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어 투철한 주인의식과 도전의지가 분명한 사람을 선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우리 지역을 어떻게 경영하고 운영하는가에 따라 앞으로 4년동안 우리를 웃게도 울게도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주권을 대신 행사할 국회의원을 뽑는 일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국회의원 감을 가려내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선량(選良)은 분명 게 같은 행동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

선거는 누가 더 못나고 나쁜 놈인지를 판가름하는 것이 아니고 누가 더 능력 있고 훌륭한 사람인가를 가늠하는 잣대로 활용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민들도 어느 후보가 게 같은 행동을 하는지 눈여겨 보아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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