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존재 규명 ‘촉각’


땅이 파졌다. 그동안 ‘사찰이 있었는가’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담양읍 남산리 오층석탑 주변에 학술발굴이 시작됐다.

담양군은 보물506호인 담양 남산리 오층석탑 주변을 발굴함으로써 ‘사찰이 존재했었는지’ 여부 또는 ‘석당간에 대한 비보형 유적인지’ 여부를 밝힐 수 있게 됐다.

발굴 후 사찰 유적이 발견되지 않으면 오층석탑은 석당간의 비보(裨補, 풍수상 좌우나 음양의 대칭을 갖춰 한쪽으로 기울지 않게 한 건물이나 시설물)라는 점이 더 확실해진다.

그동안 일부에서 석탑과 석당간이 인근에 위치한 것을 두고 남산리 오층석탑 지역은 고려시대 창건된 대단위 사찰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으나, 탑과 석당간의 거리, 석당간 바깥 쪽에 절문이 위치하나 그렇게 되면 석당간이 북쪽에 위치하게 돼 가람 배치형식에 전혀 맞지 않다는 점 등을 이유로 사찰 존재에 회의적인 의견도 있었다.

특히 지난 2000년 국도확포장공사 때 오층석탑에서 100m 떨어진 지점을 발굴조사했으나 관아 건물에 쓰였을 것으로 보이는 기와편이나 건물지로 추정되는 유구나 유구 외에는 사찰과 연관된 것은 나오지 않았다.

이외에도 근대 이전 주요이동로는 거의 변화가 없음에도 그 길이 오층석탑과 석당간을 가로지르고 있는 점, 석당간은 문화재청에서 일괄로 붙인 이름으로 석도(石棹 돌노)라는 이름이 있으며 석인상(사공석)이 존재하고 있어 석당간이 풍수지리적 유물이 확실하다는 점에 미루어 사찰이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 비관적이었다.

그러나 사찰이 있었을 것이라는 지속적 주장과 주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사업비 1억6800만원을 들여 (재)호남문화재연구원이 오는 9월까지 발굴조사를 실시한다. 주민 궁금증 해소 차원에서 사찰 존재가 사실로 밝혀지면 긍정적이겠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엄청난 예산이 낭비되는 셈이다. /서영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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