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케이블TV에 엊그제 다시 그 영화가 방영됐다. <친구>.

상택(서태화)은 면회실 유리 넘어 준석(유오성)에게 “왜 그리 대답했노?”라고 묻는다. 준석은 씨익 웃으며 “쪽팔리잖아! 동수 지도 건달, 나도 건달인데 동수 가도 그리 해주길 바랬을 끼다”라고 한다.

동수(장동건)를 죽이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았으면서 왜 법정에서 살인교사를 했다고 답했는지에 대한 상택의 물음에 친구로서 스스로 고행을 짊어진 모습이었다.

그전, 동수는 부산 국제나이트클럽 앞에서 무참히 살해된다. 여기서 그 유명한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아이가”가 나온다. 한동안 우리는 영화 <친구>의 ‘대사’에 빠져 살았다.

영화 <친구>가 나온지 13년이 흐른 지금, 우리 사는 담양에서 “쪽팔리잖아”와 “고마해라 많이 묵었다아이가”가 다시 떠오르는 건 조용한 가운데 마그마처럼 끓어오르는 ‘사회악’ 때문이다.

장소를 옮겨 담양군 영상회의실. 지난 10월. 감차보상금 때문에 택시관계자들이 다들 모여 앉았다. 회의가 익어갈 무렵 “어차피 담양이 광주에 곧 통합될 텐데 이 금액만 보상 받으라면 말이 안 된다!” 광주 개인택시 거래가와 너무 차이난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광주와 담양 통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이런 현상은 봉산면과 고서면 특히 대전면과 수북면 지역에서 매우 심각하다. 토지 거래에서 호가를 부를 때마다 “곧 광주로 되는데…”를 입에 달고 있다.

광주담양통추위가 지가상승만을 노리고 끈질긴 노선을 걷고 있지는 않다. 그들의 주장은 허황을 넘어 법률적 기초마저 없지만 정치적 음해와 선거전략이란 강철대오의 투쟁점이 있다.

그들은 출판물로서 “‘광주광역시 담양군’은 현재의 지방자치법에 따라 정확하게 열려 있다. 대구광역시 달성군이 편입됐던 그 법이다”고 하고 “김효석 의원이 거의 다 된 것처럼 약속했는데… 어찌된 상황인지 군수가 말을 바꿔 버렸다”고 쓰고 있다.

이는 명백히 허위의 사실인지를 가려야 할 대목이며 “군민을 이용해 그들은 강자가 되고… 단물 다 빨아먹고 그들은 반드시 도망갑니다.… 광주광역시 담양군 만들어주겠다는 군수 뽑으면된다”는 구절은 명백히 공직선거법 구성요건해당성 여부를 밝혀야 한다.

또 판례는 전체적 문맥상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하면 될 뿐 반드시 이름이 거론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하고 있어 서신에 거론된 자들의 명예훼손 가능성 또한 살펴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 그들은 또다시 광주광역시 담양군을 만들겠다고 호언하고 있어 선량한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리고 있다.

이는 정치적 맥락의 등고선을 긋는 수준이 아닌 부동산 거래와 그로인한 경제적 파급을 기초부터 흔드는 행위로 택시감차보상금에서 주장했듯 담양경제에 거품을 끼게 하고 있다. 이른바 ‘스테그플레이션’이다.


통추위가 발족되던 날, 식당에서 그 사회자는 이처럼 말했다. “위원회의 발전과 순수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치적 의도를 가지신 분들은 여기서 나가주십시오” 하지만 어떤가. 통추위가 과연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누구를 막론하고 상대성이 있는 상황에서 지역정치인이라면 준석이 면회실에서 한 말을 되새겨보기 바란다. 또 통추위는 동수의 단말마를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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