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 석(발행인)

일척고송재탑서(一尺孤松在塔西)/ 탑고송단불상재(塔高松短不相齋)/ 방인막소치송단(放人莫笑稚松短)/ 송장타시탑반저(松長他時塔反低) = 한 그루 외로운 소나무가 탑 서쪽에 서있는데/ 탑은 높고 소나무는 작아서 서로 어울리지 못 하더라/ 주위 사람들은 소나무가 어리다고 비웃지 마소/ 소나무가 자라는 다른 날에는 탑이 도리어 낮아지리라.

이 칠언절구는 천자문(千字文), 동몽선습(童蒙先習) 등을 읽고 있는 서당에 나이가 지긋한 고을 원님이 방문하여 너희들이 언제 글을 읽어 과거를 보겠느냐고 비웃자 당시 일곱 살이었던 정인룡(합천 출신 의병장)이 썼다는 漢詩다. 아직은 어리지만 언젠가는 낙락장송(落落長松)이 될 학동들과 이미 나이가 차 더 이상 자라지 않을 높은 탑에 대한 비유가 절창이다. 탑이 도리어 낮아지리라는 대목에는 전율까지 스민다.

담양군이 지난 14일 교육경비 보조금심의위원회를 열고 관내 25개 학교와 담양교육지원청에 27억 2백만 원을 지원키로 확정했다. 지난해보다 5억 원이 증액된 올 지원금은 학생들이 오롯이 면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시설 환경개선과 실력향상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관내 고등학생들의 수업료를 지원해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고 더불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지역민을 대표해 참석한 심의위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는 후문도 전해졌다.

흔히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백년 앞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뜻으로 교육의 중요성을 일컫는 말이다. 다리 몇 개 놓는 것보다 도로 몇 개 닦는 것보다 훨씬 시급하고 값있는 것이 교육예산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담양군이 지역의 미래를 위한 투자 우선순위로 교육을 선택하고 이에대한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은 평소 청소년 교육을 중시한 최형식 군수의 군정이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소나무가 어리다고 비웃지 마소, 소나무가 자라는 다른 날에는 탑이 도리어 낮아지리라’는 시구(詩句)처럼 지역민의 사랑과 정성이 가득한 자양분을 섭취한 우리 청소년들이 무럭무럭 자라나 하루빨리 지역의 명예를 빛내고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동량으로 성장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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